섬은 작다 그러나 감동은 크다

'보배로운 섬'이 품은 '숨은 진주' 진도 접도 남망산

등록 2012.05.03 11:41수정 2012.05.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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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 접도 남망산 쥐바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조선시대 유배지였던 원다리 너머로 다도해 풍경이 펼쳐진다.
진도 접도 남망산 쥐바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조선시대 유배지였던 원다리 너머로 다도해 풍경이 펼쳐진다.이돈삼

겉보기에 별 것 아닌 것 같다. 산의 높이가 해발 164m 밖에 안 된다. 그렇다고 드넓어 보이지도 않는다. 산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다. 금세 한달음에 돌아서 나올 것 같다. 하지만 안내판을 보니 다르다. 얕잡아 보기엔 코스가 상당히 길다.

1코스가 수품항에서 아기밴바위를 거쳐 아홉봉까지 3.5㎞에 이른다. 2코스는 여미주차장에서 쥐바위, 거북바위, 병풍바위, 작은여미계곡, 솔섬해안, 솔섬 정상, 작은여미, 말똥바위, 맨발체험로를 거쳐 다시 출발점까지 한바퀴 돌아오는데 9㎞나 된다. 1코스와 2코스를 모두 연결해 걷는다면 11㎞에 이른다. 시간도 대여섯 시간은 족히 걸린다.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접도에 있는 남망산의 산길 얘기다. 이 산길과 바닷길은 국토해양부가 전국의 대표적인 해안누리길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얕잡아보던 마음은 금세 사라지고 호기심이 발동한다.

 남망산은 들풀과 들꽃에 눈맞추며 걷는 해안누리길이다. 길섶에 이름도 정겨운 들꽃들이 지천이다.
남망산은 들풀과 들꽃에 눈맞추며 걷는 해안누리길이다. 길섶에 이름도 정겨운 들꽃들이 지천이다.이돈삼

 접도 남망산 산길에서 만난 이른바 십이지간나무. 나무의 가지가 열두 갈래로 뻗어 그리 이름 붙였다.
접도 남망산 산길에서 만난 이른바 십이지간나무. 나무의 가지가 열두 갈래로 뻗어 그리 이름 붙였다.이돈삼

지난 4월 24일. 2코스의 출발점인 여미주차장에 섰다. 호흡을 가다듬고 산길로 접어든다. 숲이 울창하다. 숲의 나무도 뭍에서 보았던 평범한 게 아니다. 색다르다. 활엽수가 주종이다. 친절하게 나무마다 이름표도 붙여 놓았다.

구실잣밤나무, 굴피나무, 소사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 노린재나무, 다정큼나무, 노간주나무, 후박나무, 생달나무, 육박나무, 생강나무, 보리장나무, 회잎나무…. 이름부터 생소하다. 천연기념물에 견줄만한 것들이다.

나무 아래로 들꽃도 지천이다. 마삭줄, 무늬지리대사초, 자금우, 노루발풀, 우산나물, 산골무꽃, 남산제비꽃, 애기나리, 홀아비꽃대, 둥굴레, 개별꽃, 현호색, 괭이밥, 용담꽃, 산자고, 노루귀꽃, 광대나물…. 산길이 보기 드문 난대림 학습장이고 야생화 체험학습장이다. 작은 산인데도 마치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숲과 풀꽃에 눈 맞추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귓전을 울리는 새소리도 상쾌하다. 바람결도 달콤하다. 처얼썩 처얼썩 쏴아아아 정겨운 파도소리도 동행한다. 산길도 푹신푹신하다. 섬에 있는 보통의 산들과 달리 흙산이다. 흡사 양탄자 위를 걷는 것 같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감촉이 보드랍다. 아이들 손잡고 걷기에도 맞춤이겠다.


 접도 남망산은 산길과 바닷길 다시 산길로 이어지는 멋드러진 해안누리길이다. 산길에서 만난 구멍 뚫린 나무 사이로 보이는 산행객들의 모습이다.
접도 남망산은 산길과 바닷길 다시 산길로 이어지는 멋드러진 해안누리길이다. 산길에서 만난 구멍 뚫린 나무 사이로 보이는 산행객들의 모습이다.이돈삼

 접도 남망산은 조그마한 산이지만 풍광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등산객들이 산길을 걷다 기암절벽 위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다.
접도 남망산은 조그마한 산이지만 풍광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등산객들이 산길을 걷다 기암절벽 위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다.이돈삼

산길은 유배마을로 알려진 원다리가 내려다보이는 쥐바위를 거쳐 거북바위, 병풍바위로 이어진다. 기이한 모양을 한 팽나무가 눈길을 끈다. 열두 갈래로 뻗은 이른바 '십이지간나무'도 있다. '나무꾼 사랑굴'에서 연인과 함께 밀어를 속삭이며 나무꾼 흉내를 내보는 것도 재밌겠다.

병풍바위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솔섬바위, 왼쪽으로 가면 말똥바위로 이어진다. 말똥바위에서 바라보는 솔섬바위 경관이 절경이다. 한 폭의 산수화다.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풍광도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 자연이 베푸는 특별이벤트를 감상하는 호사를 누린다.


여미사거리에선 절경의 해안이 눈앞에 펼쳐진다. 직각으로 곧추 뻗은 암벽이 장엄한 비경을 선사한다. 수천만 년 동안 바닷물에 씻긴 것 같다.

 접도 남망산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낚시꾼들은 오래 전부터 갯바위에서의 손맛을 보기 위해 접도를 찾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망산 등산을 위해 찾는다. 산길과 바닷길 모두 매력적인 섬이다.
접도 남망산은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낚시꾼들은 오래 전부터 갯바위에서의 손맛을 보기 위해 접도를 찾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망산 등산을 위해 찾는다. 산길과 바닷길 모두 매력적인 섬이다.이돈삼

 남망산의 산길은 바닷길로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등산화를 신고 걸으며 느끼는 해안 자갈길의 감촉이 별나다.
남망산의 산길은 바닷길로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등산화를 신고 걸으며 느끼는 해안 자갈길의 감촉이 별나다.이돈삼

산행길에 만나는 맨발 체험로도 이채롭다. 부러 모래나 자갈을 깔아놓은 것도 아니다. 천연의 바닷가 그대로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를 따라 콩돌이 자르륵거리며 구른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산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발마사지를 자연으로부터 받은 느낌이다. 산길과 바닷길, 흙길을 번갈아 걷는 것도 묘미다.

남망산에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양파처럼 껍질을 벗길수록 매력적인 속살을 드러내는 곳이다.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풍광이 가히 절경이다. 이름만으로도 정겨운 풀꽃과 진귀한 나무들도 매력이다.

조그마한 산이 이렇게 큰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싶다. 남망산 해안누리길은 '보배로운 섬' 진도가 품고 있는 '숨은 진주'였다.

 남망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등산로를 따라 바닷가 바위 위를 걷고 있다. 산행 중에 만나는 바닷길이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진도 접도 남망산 등산의 매력이다.
남망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등산로를 따라 바닷가 바위 위를 걷고 있다. 산행 중에 만나는 바닷길이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진도 접도 남망산 등산의 매력이다.이돈삼

 낚시꾼들이 남망산 아래 바닷가 갯바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여유있는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산행과 낚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건 접도 여행의 큰 장점이다.
낚시꾼들이 남망산 아래 바닷가 갯바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여유있는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산행과 낚시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건 접도 여행의 큰 장점이다.이돈삼

접도(接島)는 전라남도 진도 동남쪽에 자리한 작은 섬이다. 본섬과 다리로 연결돼 있어 자동차로 건널 수 있다. 진도대교에서 진도읍을 지나 금갑해수욕장 방면으로 30여분 정도 가면 닿는다.

조선시대에는 많은 이들이 유배생활을 했던 섬이다. 접도대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유배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국가지정 어항인 수품항이 자리하고 있다. 갯바위 낚시꾼들 사이에선 '손맛' 좋기로 소문 나 있는 곳이다.

 남망산이 자리하고 있는 진도 수품항 풍경. 수품항은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 포구다.
남망산이 자리하고 있는 진도 수품항 풍경. 수품항은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 포구다.이돈삼

#남망산 #접도 #수품항 #접도웰빙등산로 #해안누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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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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