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름 학생건반을 다루고 있는 김여름 학생
이명옥
김정욱씨의 말을 듣고 난 뒤 건반을 담당한 김여름 학생이 자신의 부모님도 운동권이었다며 엄마와 아버지가 투쟁 현장에서 만나 결혼을 했고 투쟁 중에 자신을 낳았기 때문에 모태 투쟁가 출신이라고 밝힌 뒤 이야기를 했다.
"학력도 되고 지식도 많은 부모님인데 왜 가난하게 살까 그게 운동권으로 투쟁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운동권이 아니었더라면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가세가 기운 것과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한 것은 투쟁을 열심히 해서라기보다 아빠가 경영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런 부모님을 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여기 계신 동지들도 아이들이 자나서 엄마, 아빠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말씀 나눔을 담당한 신하나 간사는 요즘은 사람이 좀 싫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데 요즘 고장 난 인간이 많아서 멘붕(멘탈붕괴) 상태여서 인 것 같다고 자평을 내놨다.
신 간사는 고장 난 사람들의 대표적인 예로 분향소를 구사대를 동원 수시로 부수고 원직복직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신규채용 공고를 버젓이 내고 있는 쌍용자동차 사주와 감정적이고 과잉반응을 하는 경찰을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신 간사는 "사람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고장 난 사람들과 아무 이해관계도 없지만 함께 분향소를 지키는 사람은 과연 어떤 차이를 지니는 것일까, 22명의 죽음을 추모하는 이 지리가 마음이 만나지는 자리, 사람 같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기도회가 끝나고 감사의 인사와 함께 참석한 사람들과 따뜻한 포옹을 하며 헤어진 뒤 김정우 지부장이 말했다.
"만일 다시 결혼식을 한다면 모두 오래오래 안아주고 싶어요. 제가 아버지 학교 2회 졸업생이거든요. 처음에 아버지 학교에 다니자고 했을 때 난 아내와 아이들한테 잘하는데 왜 그런 곳에 가야 하나 싶었어요. 아는 분이 하도 오라고 권유해서 갔는데 서로 고해성사 비슷한 고백의 사간도 갖고 그랬는데도 별 감동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마지막 날 '아내의 발을 씻겨주는 의식'이 있었어요. 아내의 발을 씻어주는데 순간 울컥 하더군요. '아, 내가 아내를 사랑한다고 했지만 표현을 못하고 살았구나' 싶은 것이... 그 후 아이들도 매일 안아주려고 하는데 술을 마시고 들어간 날이면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요즘도 가끔 아이들에게 "이리와 아빠랑 허그 한번 하자'하면 아이들이 '아빠 또 왜 그러세요' 그러면서 어색해 해요. 서로 많이 안아주고 위로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5일 분향소 가족 중 쌍차 김정욱씨와 2000년 이후, 미선효선, 광우병 촛불, 한미 FTA 집회 등으로 길거리서 서너 번이나 생일을 맞는다는 신영철 시민 등 두 사람이 생일을 맞았다. 생일날도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들, '함께 살자'며 어려운 고비를 같이 넘긴 사람들,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가족과 함께할 날은 언제일까.
덧붙이는 글 |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는 11일에 김제동씨 사회로 바자회와 콘서트가 펼쳐집니다. 분향소는 49제 날인 5월 18일까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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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갇혀 있는 상황, 아이들에게 설명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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