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작가가 허름한 소파에서 창작에 몰두하는 하반영 화백과 그의 작품을 보고 느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조종안
창작 공간 '여인숙'에 입주한 신진작가 세 명(김용현, 김홍빈, 윤선화)은 전시회 첫날(12일) 오후 3시 오픈식에 이어 열린 오프닝 세미나에서 고령의 원로작가 하 화백을 몇 차례 만나보고 느낀 점 등을 발표했다. 주제는 '하반영 작품 읽기'.
서양화를 전공한 김용현(46) 작가는 발표에 앞서 "군산은 처음인데 도착 전에는 어떻게 생긴 도시인지 무척 궁금했으나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차분하고 여유가 넘쳐 마음이 끌렸으며 직감적으로 뭔가를 배우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김 작가는 "96세 고령에도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하반영 선생님을 지난 4월 처음 찾아뵙고 살아오신 얘기를 들었는데, 대 선배님의 삶 자체가 예술이었다"며 "인터뷰가 아니라 인생 강의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처음엔 한국화, 서예, 서양화, 구상, 비구상, 풍경, 정물, 인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보고 한 사람이 작업한 것인지 의아했으나 '예술을 하는 것은 유명해지려는 것도 아니고, 돈에 연연해서도 아니고, 작품 속에 자신의 사상과 혼을 담아 현실을 비판하고,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치예술가 김홍빈(40) 작가는 "미술 역사에 쫄지 않는 태도로 장르를 넘나드는 하반영 화백의 실험은 모더니즘 이후의 의식적 양식 파괴와 구별된다"며 "제도교육을 받은 후배 미술가들 작품과 달리 야생성이 느껴진다"고 그동안 느낀 감정을 피력했다.
설치예술가 윤선화(27) 작가는 "젊어서는 프랑스 살롱 전(展)에서 유화 그림으로 금상까지 받은 화가가 요즘 그리는 그림은 문자의 형상을 이용한 작품이 대부분이다"며 사람 '인'(人)자가 세 개가 들어간 작품을 가리키면서 하 화백의 작품설명(<작품6>)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