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반값등록금... 대학생·시민 등에 벌금 1억 부과

민주통합당-시민단체 국회에서 간담회... "대학생에게 반성문 쓰게 하기도"

등록 2012.05.15 14:58수정 2012.05.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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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폭탄 규탄 간담회 민주통합당, 대학생, 시민단체는 15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한 시민, 대학생에게 벌금을 고지한 검찰을 규탄하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벌금폭탄 규탄 간담회민주통합당, 대학생, 시민단체는 15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한 시민, 대학생에게 벌금을 고지한 검찰을 규탄하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강민수

"연행, 물폭탄 그리고 벌금폭탄까지... 참새들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것인가."

윤태은 덕성여대 총학생회장은 분노했다. 지난해 5월 29일부터 시작된 국민들의 반값등록금 집회를 검찰이 '벌금 폭탄'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부터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여한 대학생 250여 명을 연행, 기소했고 이 중 133명에게 15만 원에서 50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그 금액이 총 1억 1295만 원에 달하고 아직 벌금 고지서를 받지 않은 학생들까지 더하면 금액은 불어날 전망이다.

"반값 등록금 집회 나갔다가 등록금 날렸다"

이에 민주통합당과 대학생, 시민단체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검찰의 벌금 남발을 규탄하고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했다. 대학생과 학부모들은 민주당이 19대 국회에서 반값등록금이 실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벌금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인단을 꾸릴 것을 약속했다.

윤 총학생회장은 "한 학기 등록금에 달하는 벌금을 (검찰이) 투척한 것은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대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 살인행위나 다름 없다"며 "반값등록금을 촉구한 대학생들에게 벌금을 통지하는 것이 이 사회의 정의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김남균(국민대 법학과 3학년)씨는 "학생회 간부도 아닌데 검찰 조사에서 집회 주동자 취급을 받았다"며 "이미 150만 원의 벌금을 냈고 다른 건으로 1심에서 200만 원의 벌금 통지를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어머니와 엄청난 갈등을 겪었다고 전했다.


대학생 두 명을 아들로 둔 한서정씨는 "모든 것을 주고 싶은 부모로서 (등록금을 내는 데)힘들고 버거워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며 "경찰의 해산명령 불응, 도로점거의 이유로 소환장이 날아왔다"고 말했다. 한씨는 높은 등록금 때문에 "푸른 꿈을 키워야 하고 젊음을 마음껏 즐기는 것을 포기한다"며 "19대 국회에서 반값등록금을 실현해 줄 것"을 민주당에 요청했다.

검찰의 벌금 고지서 지난해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133명이 검찰로부터 벌금을 통지받았다. 그불법집회 해산 불응, 도로점거 등의 이유였다.  한국대학생연합은 총 1억 원이 넘는 벌금이 추징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벌금 고지서지난해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학생 133명이 검찰로부터 벌금을 통지받았다. 그불법집회 해산 불응, 도로점거 등의 이유였다. 한국대학생연합은 총 1억 원이 넘는 벌금이 추징됐다고 주장했다. 강민수
이에 유기홍 당선자(서울 관악갑)는 "19대 국회에서 교육과학기술위원회로 갈 생각인데 먼저 반값등록금 정책을 실현할 것"이라며 "대학이 수천억의 적립금을 모은 상황에서 학생들에게만 부담을 지우는 것을 입법 활동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민으로 촛불집회에 참석하다 70만 원의 벌금 통지를 받은 황일권씨는 "대학생들이 검찰의 통보에 순순히 벌금을 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에서) 대처 안해주면 150명의 전과자가 생긴다"며 민주당의 대책을 요구했다.

민주당 당선자들은 이같은 검찰의 벌금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당 변호인단을 꾸려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영교 당선자(서울 중랑갑)는 "당이 힘써서 벌금을 다운시키거나나 없애는 방법을 만들자"며 "변호사들의 지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이 "변호인단을 대규모로 꾸미고 (검찰을) 압박하면서 국민적 관심과 공감대로 이끌자"고 말하자 황일권씨는 "빨리 꾸려 달라"며 "대학생들이 공부 이외에는 신경쓰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반성문 쓰면 봐준다, 회유와 압박"

검찰이 벌금을 통지하기 전 반성문을 쓰게 하는 등 회유와 압박을 벌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혜숙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경찰이 부모님에게까지 찾아와 '당신의 자식이 벌금을 받았다'고 통보했다"며 "(벌금을 받은) 대학생들은 또 다른 협박이 올지 한시름 놓기 힘든 상황에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에게 도로점거나 불법집회 참가의 이유로 반성문을 쓰게 하고 거부하면 벌금을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민석 의원은 이같은 검찰의 행태에 대해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MB 정부가 반성문을 써야 한다"며 "되레 반값등록금 실현을 외치는 대학생들에게 반성문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반값등록금대학생벌금비상대책위원회 1억 원 폭탄제거반을 만들어 모금 마련을 위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달까지 800여만 원을 모았지만 1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한대련은 오는 25일에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1억 폭탄 제거 바자회'를 열 예정이다.
#반값등록금 #민주당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한국대학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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