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계평야.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이 평야는 경상북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들판이다. 따라서 이미 삼한 시대에 4대 저수지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도 하다.
정만진
정면을 보면, 저 멀리 들판 너머로 산맥의 줄기가 가로로 길게 하늘에 걸쳐 있다. 산줄기는 남서 양쪽에 불쑥 솟은 두 개의 기세등등한 봉우리와, 볼에 살이 빠진 듯한 모양으로 쏙 내려앉은 중간 부분으로이루어져 있다. 낮은 곳은 구천면 조성지(못池)에서 선산군 도개면으로 넘어가는 갈현이다. 갈현 왼쪽이 700m 청화산이고, 오른쪽은 499m 만경산이다. 두 산 모두 정상에 오른 사람들에게, 경상북도에서 가장 넓은 들판인 안계평야의 전경을 잘 보여준다.
안계평야에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물을 대주는 두 '은인'이 있었다. 봉양면에서 흘러와 구천면, 안계면, 단밀면, 단북면을 두루 가로지르는 위천이 그 첫 번째 고마우신 분이다. 그리고 대제지(大堤池)라는 아주 큰 호수. 하지만 삼한 시대 때부터 이곳에 있었다는 대제지는 지금 볼 수 없다. 지금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단북면 소재지 앞에 이르는 대제지가 만약 지금까지 남아 있다면 참으로 '인기 절정'일 텐데 정말 아쉬운 일이다. 다만 큰 못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리는 비석만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