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승부' 경남에서 막오르다

경남지역 노동자, 공연을 통해 노동자의 삶을 보다

등록 2012.05.24 18:57수정 2012.05.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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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마이 민주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회사의 회유와 협박을 뿌리치고, 끝내 승리를 거뒀다.
마이마이민주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회사의 회유와 협박을 뿌리치고, 끝내 승리를 거뒀다. 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 마이마이 민주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회사의 회유와 협박을 뿌리치고, 끝내 승리를 거뒀다. ⓒ 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이기 뭐고 공연 중 주인공이 회사측의 민주노조 탈퇴 권유를 받고, 고민하고 있다
이기 뭐고공연 중 주인공이 회사측의 민주노조 탈퇴 권유를 받고, 고민하고 있다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 이기 뭐고 공연 중 주인공이 회사측의 민주노조 탈퇴 권유를 받고, 고민하고 있다 ⓒ 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지금부터 1・2・3공장 조합원 친선 족구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각 팀 응원단장 힘찬 응원 시작하겠습니다.

1공장! 1공장! 승리하는 1공장!

2공장은 소양강 처녀! 야~야야~야야야야

3공장 파이팅! 아카라카치! 아카라카쵸~ 아카라카치치 쵸쵸쵸!

 

족구대회가 아니다. 지난 23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2012년 전진대회에서 선보인 연극 <최고의 승부>의 한 장면이다.

 

노조가 기획하고, 전문 극단인 걸판이 진행한 '노동교육극'인 <최고의 승부>는 이렇게 경남지부 확대간부 600여 명에게 선보여졌다. 공연을 바라보는 확대간부들은 출연진들과 함께 응원도 하고, 웃기도 하며, 또 그들이 보여주는 노동자의 생활상에 가슴 아파 했다.

 

엄용섭씨(현대로템지회・54)는 "공연이 상당히 와닿았다"며 "자본가가 노동조합을 파괴하려 할 때 민주노조의 초심을 잃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엄용섭씨는 주인공이 회사의 회유협박을 뿌리치고 나가는 모습이 뇌리에 남았다고 밝혔다.

 

최고의 승부는 노동자의 이야기였다. 특히 민주노조 와해를 책동하는 노동자와 이 사이에서 갈등하는 노동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민주노조 와해를 바라는 사측은 대부분이 그렇듯이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차별한다. 극에서는 그것을 잔업통제로 그려냈다. 또한 회사의 회유와 협박에 대항하지만 가정의 경제사정으로 잠시 동안 회사의 편에 서는 주인공의 심정과 상황을 자세하고, 진실되게 묘사했다.

 

황수연씨(STX엔진지회・43)는 "우리 현실에서 부딪히는 부분을 잘 보여줬다"며 "부인을 산업전선에 내몰아야만 하는 주인공의 상황과 심정이 심히 공감됐다"고 밝혔다. 황씨 역시 맞벌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황수연 동지는 "공연은 지금 세대에서 다 느끼는 것을 보여줬다"면서도 특히 "노동조합의 활동가적 역할을 조합원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 나가~ 민주노조 탈퇴를 공작하는 사측 사람이 민주노조 소속의 조합원들의 족구연습을 방해했다.
다 나가~민주노조 탈퇴를 공작하는 사측 사람이 민주노조 소속의 조합원들의 족구연습을 방해했다. 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 다 나가~ 민주노조 탈퇴를 공작하는 사측 사람이 민주노조 소속의 조합원들의 족구연습을 방해했다. ⓒ 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공연 기다리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노동자들 금속노조 경남지부 확대간부들이 23일 전진대회에 참석해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공연 기다리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노동자들금속노조 경남지부 확대간부들이 23일 전진대회에 참석해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 공연 기다리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노동자들 금속노조 경남지부 확대간부들이 23일 전진대회에 참석해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 금속노조경남지부교선부공동취재팀

<최고의 승부>는 이와 같이 노동조합 활동, 가정생활과 동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사측의 민주노조 와해 책동으로 복수노조가 발생하고,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는 센트랄의 경우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센트랄지회 이은진 부지회장은 "현재 센트랄 상황과 비슷했다"며 "회사가 탄압하는 부분이나 복수노조를 만드려고 하는 부분은 우리 회사 이야기와 같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센트랄의 상황이 절박한 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이은진 부지회장은 "회사의 탄압에 맞서 확고하게 돌파구를 찾는 내용은 없었다"며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내용을 뒷부분에 자세하게 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또다른 복수노조 사업장인 한국산연 역시 공연이 현재의 상황을 투영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산연은 사무직을 대거 채용하거나 생산직부서에서 사무직을 고용하는 등 제1노조인 한국산연지회의 조합원 수를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김명대씨(33・한국산연지회)는 "우리 지회 상황 등을 봤을 때 현 상황에 대해 표현을 잘해주어 마음에 와닿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김명대씨는 "우리가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연극 <최고의 승부>는 이후 대구경북권, 호남 등 7월 첫째 주까지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공연을 통해 보는 우리의 삶. 그리고 우리의 숙제. 그것이 바로 '최고의 승부'였다.

 

연극 <최고의 승부>

<최고의 승부>(부제 '마이마이')는 조합 내에서 족구를 가장 잘하는 김영호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그려낸 극이다.

김영호는 가정의 가장이자, 민주족구회의 에이스다. 하지만 회사는 민주노조를 와해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고, 민주노조의 중심에 있는 민주족구회를 무너뜨리려고 한다. 회사는 민주족구회 소속 조합원의 잔업을 통제하고, 연습장소 제공을 거부한다. 또한 민주족구회의 에이스인 김영호를 꾀어 회사 족구회로 영입한다.

회사의 이러한 분열책동 때문에 민주족구회도 활기를 잃었다. 지난 시절 누구보다 지역투쟁에 앞장서고, 연대정신을 발휘한 민주족구회는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개인사정과 패배주의에 빠져버린 패잔병들만 존재했다. 김영호는 이러한 상황에 괴려워하는데….

덧붙이는 글 * '금속노조 경남지부 교선부 공동취재팀'과 함께 취재했습니다.
* 이 기사는 금속노조 신문 <금속노동자(ilabor)>과 금속노조 경남지부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금속노조 #걸판 #최고의승부 #경남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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