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법요식에는 정리해고 이후 22명의 죽음이 계속되고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대표해 김정우 쌍용차노조 지부장과 용산 참사 희생자 유가족 김영덕씨,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강일출씨가 초대됐다. 이들은 무대에 올라 헌화했으며 조계종 측은 각각의 문제해결을 기원했다. 조계종은 최근 다른 종교계와 함께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100일 기도를 하고 있다.
법요식에 참석한 김정우 쌍용차노조 지부장은 "오늘 (법회에 참석한) 정치인들에게 쌍용차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이야기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김문수 도지사는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해결에 나서달라는 말에 대꾸도 안했고, 임태희 전 실장 정도가 '신경 쓰겠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계종에서 사회 약자들을 초청해 준 것에 고맙다"며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처럼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돌아보고 문제해결에 나서는 날이 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불심을 잡기 위해 총출동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이재오 의원, 정몽준 의원 등 여권의 대선 주자들이 대거 참석했고, 야당에서도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손학규, 정세균 전 대표가 자리했다. 그밖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등이 참석했다.
자승 총무원장 "승가답지 못한 일로 큰 상처 안겼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이날 법요식 봉축사에서 도박 파문과 관련해 "최근 우리 승가는 전혀 승가답지 못한 일로 국민 여러분과 사부대중께 큰 상처를 안겼다"며 "현안의 본질이 예사롭지 않음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커다란 인내와 끈질긴 노력으로 승가 구성원들과 함께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자연, 남과 북, 노동자와 사용자, 도시와 농촌은 대립과 경쟁의 관계에 있지 않다"며 "평화와 행복의 세계를 향한 더불어 걷고 있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지와 탐욕은 지혜와 나눔으로, 대립과 갈등은 화해와 공존으로, 차별과 배타는 존중과 상생으로 변화 발전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자승 총무원장은 도박 파문으로 인해 사퇴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날 행사 이후 자신이 속한 종책모임인 화엄회의 해체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그가 총무원장 연임을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광식 문화관광부 장관이 대신 읽은 봉축사를 통해 "삼국 시대 전파된 이래 우리 민족과 고락을 함께해 온 불교는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호국 정신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국난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국민 모두가 화합하고 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전했다.
3000여 불자들이 참석해 조계사 앞마당을 가득 채운 이날 법요식에서는 민병덕 KB국민은행장과 방송인 장미화씨가 '불자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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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총출동한 정치인들, 쌍용차엔 '묵언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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