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겉표지
글항아리
민주주의는 국민의 힘으로 정치권력을 구성하고 민의에 따라 정책을 실현해가는 시스템이다. 그것은 정치적인 과제이지만 그 이전에 사회적인 차원에서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관건은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아무리 객관적인 근거와 합리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해도 마음이 닫혀 있으면 소용이 없다. 닫힌 마음을 어떻게 열어갈 수 있을까?
민주주의를 위한 마음의 습관을 제안하는 파커 J. 파머는 사람들 사이에 차이를 줄이자고 요청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하고, 창조적 갈등의 에너지를 긍정적 사회 변화의 힘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손함은 단순한 말조심이 아니라, 차이의 가치를 인정하는 자세에서 온다. 파커 J. 파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존중이 언제나 상상력을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불가피한 차이를 넘어서 서로를 살아있는 영혼으로서 바라보는 능력 말이다." 온갖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음이 무너지고 부서질 때, 체념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엄습하는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맹목적인 집단 숭배에 열광하거나 사적인 안위와 소비주의에 탐닉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응시할 때 형성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각자의 응시가 서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환대의 공간이 다양하게 열릴 때 민주주의는 더욱 튼실하게 성장할 수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비판을 허용하는 사회적 기풍을 만들어가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의 관건이라 할 때 최종적인 해결책을 빨리 찾아 긴장에 종지부를 찍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고 갈등 그 자체를 창조의 에너지로 바꿔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파머는 말한다.
'차이의 가치' 인정하자는 파커 J. 파머... 2일 출간 토론회 열려
이러한 파커 J. 파머의 제안이 한국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실천에 어떤 가능성과 실마리를 제시해줄 수 있을까? 그러한 고민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이 책의 메시지를 반추하고 우리의 삶과 세계를 성찰하는 자리를 갖는다.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출간기념 토론회가 오는 6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영등포의 하자센터 허브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파커 J. 파머의 책을 읽은 여러 독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면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사회변화에 대한 소망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는 자리로, 3부로 구성된 토론회가 열린다.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 토론회 |
- 일시 : 2012년 6월 2일 토요일 오후 2시~5시 - 장소 : 하자센터 신관 허브홀 - 주최 : 교육센터 마음의씨앗 (문의 : 02-756-5669) 후원 : 글항아리
<진행순서>
- 사회 : 정연순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장 1부 2:00-3:00 대담 - 정치의 현실과 비통한 마음 (김찬호 옮긴이, 성공회대 교수-유병선 경향신문 편집국 선임기자) 2부 3:00-4:00 토론 - 삶의 민주주의를 위한 마음의 습관 (이문재 시인, 박성용 비폭력평화물결 대표, 김준열 아름다운마을 활동가, 강원재 00대학연구소 1소장, 위양자 송동중학교 교사) 3부 4:00-5:00 질의응답과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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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는 번역자인 김찬호 교수와 유병선 <경향신문> 편집국 선임기자가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짚으면서 한국의 현주소를 읽는 대담을 진행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여러 현장에서 공동체를 고민하고 실험해온 분들, 다양한 생활의 장면에서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들이 이 책이 자신에게 울리는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그리고 3부에서는 1, 2부의 내용을 토대로 청중들이 다 함께 의견과 느낌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2부 토론자로는 이문재 시인, 김준열 아름다운 마을 활동가, 박성용 비폭력평화물결 대표, 위양자 송동중학교 교사, 강원재 '00은 대학' 연구소 1소장 등이 참석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민주주의를 위한 마음의 습관'과 관련된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출판 기념회가 종종 열리기는 하지만, 출간기념 토론회는 매우 드물다. 더구나 번역서를 가지고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각자 홀로 책을 읽고 덮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생각의 실마리들을 잇고 마음의 연결과 유대를 확인하면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비전을 새롭게 틔우고자 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비통함을 느껴본 적이 있거나, 시민의 공적영역의 확대로 민주주의를 새롭게 회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참석하여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