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안성종합실내체육관에 그득히 모인 어르신들. 중간에 일어선 어르신들도 많다. 이날 주최 측에선 1271명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송상호
성질 급한 어르신은 자리를 뜬다. 그 어르신은 경품과 음식 등을 이고 지고, 그래서 한 짐이다. 마치 딸내미 집에 가는 친정엄마가 바리바리 물건을 싸들고 가는 듯하다. 자신이 뭔가 대단한 일을 이뤄낸 것처럼 그 할머니는 얼굴이 밝다. 이 분위기는 그 옛날 장날 약장사 쇼 같기도 하다. 공연 구경하고 갈 때는 한 짐 들고 가는 것 말이다.
"앉아 계시면 경품 배달해드려유"
이날 모든 시간 중 단연 인기는 경품 추첨 시간이다. 중간 중간 있는 경품 추첨 시간엔 어르신들이 '눈은 번쩍, 귀는 쫑긋'이다. 이날 주최 측에서 준비한 경품도 만만찮다. 쌀, 선풍기, 이불, 냄비 등이다. 어르신들에겐 모든 공연을 트럭으로 갖다 준다 해도 경품 시간 하나만 못하는 듯하다.
사회자의 구수한 입담이 경품 추첨 시간을 더 흥겹게 한다. "딸내미 시집보내야 하는 사람 손드셔 이불 경품 드릴랑게"라고 했다가 너무 많이 이불을 찾으니까 "하이고, 노인네들이 오늘 밤 신방 차릴 일 있나. 다들 이불만 찾으셔"라고 한다. 순간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