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광뿌리올림된 철쭉분재. 20년생
박영미
600여 종이나 되는 철쭉 하나하나의 이름과 특징을 낱낱이 설명하는 이성만씨. 학위증만 받지 않았지 '철쭉박사'가 따로 없었다. 무려 30년간 이 철쭉과 동고동락했다니 그럴 만하다. 처음 그도 이 정도 규모는 생각지 못했단다. 그저 정성 들여 키운 나무에서 꽃이 필 때마다 주는 감동에 지금의 분재원이 됐단다. 자세한 내막 설명은 아내 차구자가 덧붙였다.
"남편은 1980년 초 대위로 예편한 예비군 중대장이셨어요. 당신이 분재를 배우기 어려워 저에게 권유했죠. '분'자도 모르던 때, 군산에는 분재를 배울 만한 곳이 없어 익산, 전주로 10년간 배우러 다녔어요. 제가 배우고 오면 남편에게 알려드렸죠. 그렇게 부부가 함께 분재를 공동취미로 삼으면서 대화도 늘고, 사시사철 철쭉의 아름다움도 느끼면서 힘들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의 바지런철쭉분재원은 2004년 남편의 명예퇴직과 함께 본격화된 거예요." 명예퇴직과 함께 철쭉사랑에 푹 빠진 부부는 전국에 분재한다는 곳은 모두 다녀왔을 정도로 철쭉 연구에 매진했다. 하나둘 철쭉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기상 시간도 앞당겨졌다. 새벽 5시,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일어나 철쭉 물주기만 1시간, 그제야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철쭉을 재배하면서 우리의 기후와 토양에 적응하는 묘목과 소재도 배양했다. 그리고 기존의 지식과 자신만의 학습법을 만들어 홈페이지(
http://bajirun.net/xe/)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6년 철쭉 애호가들의 요청으로 무료 분재교실도 열었다. 이 수업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8년째 여전히 운영 중이다.
"철쭉이 그냥 좋더라고요. 보고만 있어도 좋은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어요. 자식 돌보듯 정성 들여 가꿔 꽃이 필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