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수의회, '기부금 편법 운용' 특위 구성키로

"기부금 227억이 재단돈으로 편입" 내부 보고서

등록 2012.06.08 14:04수정 2012.06.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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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정문
고려대학교 정문김한내

고려대 교수의회는 7일 저녁 긴급회의를 열고 재단의 기부금 편법 운용 및 투자활동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정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특별위원회 구성은 재단의 기금 운용을 비판하는 교수의회 내부 검토보고서가 나온 직후라 더욱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는 재단측이 제출한 자료를 몇몇 교수의회 소속 교수가 개별적으로 검토한 2개의 검토의견서가 회의 자료로 첨부됐는데, 두 의견서 모두 총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의견서에는 고려대 재단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김재호)이 2007년 박아무개씨가 기부한 운초우선교육관 건립기금 107억6000만 원, 2010년 현대자동차가 신경영관 건립기금으로 내놓은 120억 원 등 227억 원을 법인(재단) 회계로 편입한 뒤 나중에 교비(대학) 회계로 전출한 사실이 지적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금이 법인 회계로 들어가면 재단 수입이 되고 나중에 교비 회계로 전출할 때는 재단 전입금으로 잡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외부에서 학교 발전을 위해 내놓은 기부금이 재단이 내놓은 재단 전입금으로 둔갑하게 된다. 정부는 최근 숙명여대 등 이런 기부금 운영 사례가 드러난 대학을 처벌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이미 지난해 감사원과 교육부의 감사를 받아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검토의견서는 재단의 투자활동과 감사활동, 대책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중앙학원은 김재호 이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종합편성채널 < 채널A > 등 동아미디어그룹 관련 사업에 90여억 원 이상 투자했지만 성과는 미미한 상태다.

김인묵 고려대 교수의회 의장(물리학과 교수)은 "특위의 결과를 봐야겠지만, 문제의식에 공감대가 있는 만큼 최소한 성명서 발표나 이사장 면담 요구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교수의회는 이 대학 단과대학별 교수 대표로 구성된 교수 협의체다.
#고려대학교 #기부금 #교수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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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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