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답답하다고 20억 씩이나..."

MBC 사측, '노조 파업은 정치파업' 대대적인 신문광고... 노조 "마지막 배임"

등록 2012.06.27 19:11수정 2012.06.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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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 퇴진 등을 주장하며 150일째 파업 중인 MBC 노동조합과 사측이 또 한 번 정면충돌했다. MBC는 27일 17개 매체에 노조가 '정치파업'을 하고 있다며, 노조 집회에 참석한 야권 정치인의 사진을 넣은 광고를 실었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마지막 배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MBC 사측은 27일 <경향> <한국> 등 종합지와 경제지 10곳, <메트로> <포커스> 등 무가지 7곳에 "상습파업, 정치파업의 고리를 끊겠다"는 전면광고를 냈다. 사측은 광고에 노조 집회를 참석한 정치인들의 사진과 방문 날짜 등을 실으며 "MBC 노조집회에 참석한 정치인들, 이들은 모두 야당 소속이었다"고 강조했다.

 MBC 사측이 27일 <경향> <한국> 등 17개 매체에 실은 전면광고. 노조에 따르면 <조선><중앙> <동아>에는 가격 문제로 싣지 못했고, <한겨레>는 광고를 거부했다고 한다.
MBC 사측이 27일 <경향> <한국> 등 17개 매체에 실은 전면광고. 노조에 따르면 <조선><중앙> <동아>에는 가격 문제로 싣지 못했고, <한겨레>는 광고를 거부했다고 한다.MBC

또 MBC는 해당 광고를 통해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MBC 뉴스가 불공정보도를 했다는 노조의 주장은 진보 성향에 치우쳤다"는 1990년대 입사한 직원의 글을 소개하며 "MBC 노조는 파업 초기 '공정방송'을 주장하다가 최근에는 김재철 사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인신공격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 노조는 이날 발행한 총파업 특보에서 "김재철 사장이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고 노동조합의 정당한 파업을 매도하는 전면광고를 냈다"며 "자신의 안위를 위해 회사 공금에 손을 댔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측이 노조의 파업을 '정치파업'으로 이름 붙인 것과 관련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현 상황을) 보수와 진보의 대립 구도로 만드려는 것"이라며 "마치 자신을 보수층이 다 지지해야 하는 것처럼 혹세무민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노조 "사측이 3차례 광고에 쓴 돈만 20억 이상 추정"

 MBC 노동조합은 트위터 공식계정에서, 이번 광고를 포함해 사측이 지금까지 김재철 사장 등을 옹호하는 광고를 세 차례 실으며 20억원 이상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MBC 노동조합은 트위터 공식계정에서, 이번 광고를 포함해 사측이 지금까지 김재철 사장 등을 옹호하는 광고를 세 차례 실으며 20억원 이상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박소희

민주당 역시 이날 오전 대변인 브리핑으로 "MBC란 공공재의 재정을 사장 홍보와 방어, 야당 정치인 비난, 노조 매도에 사용한 김재철 사장은 대단히 심각한 균형감각 상실 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MBC 내부규정상 5000만 원 이상은 사장 결제이기 때문에, 김재철 사장의 지시와 결제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야당을 비하하는 데 공익재산인 MBC의 돈을 이용했다면 이는 청문회 조사대상"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이번 광고비를 6억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측이 지난 2월 10대 일간지와 4개 경제지에, 5월 <조선> <중앙> <동아> 등을 포함한 5개 일간지에 광고를 집행, 10억 원 가까운 비용을 쓴 것과 비교해 나온 수치다.


노조는 이날 트위터 공식계정(@saveourmbc)으로 "그간 (사측이) 광고에 쓴 돈을 다 합치면 20억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무도 사장님 이야기 안 실어주니 답답한 건 알겠는데, 20억이면 몇 명 월급인지 아시죠?"라고 비판했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광고비는) 경영상의 비밀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27일 광고가 배임행위라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이 본부장은 "(현 상황은) 최고경영자의 문제고, 브랜드 이미지와 관련된 것"이라며 "배임행위라고 생각했으면 광고를 집행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노조 역시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기 위해 다른 매체에 광고를 실었다"며 "회사는 노조에 '왜 노조비 받아서 대외광고를 내냐'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 본부장은 민주당의 법적 대응 방침과 관련 "모든 당의 코멘트에 일일이 반응할 수 없다"며 "경과를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MBC #MBC 파업 #김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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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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