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최근 실시한 희망퇴직에 14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회사가 희망퇴직을 강제적으로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17일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고 발표했다. 희망퇴직 조건은 최대 2년 치 연봉에 자녀학자금 지원(2년), 자동차 바우처 등이다. 자동차 바우처는 퇴직 후 신차 구입 시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부장급은 대부분 40~50대로, 희망퇴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한국지엠은 희망퇴직 신청 접수기간을 당초 2주에서 약 한 달로 연장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강제적인 방법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 등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희망퇴직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보령공장의 부장 A씨의 책상을 임의적으로 사무실에서 뺏다. A씨가 희망퇴직에 참여하지 않자, 보령공장 인사 책임자가 한 행위이다. 사무지회가 강하게 반발해 사태는 해결됐다. 또 다른 희망퇴직 대상자는 자신이 맡고 있는 프로그램을 끝내고 며칠간의 정리시간을 가진 후 퇴직하겠다고 했지만, 사측은 대상자를 희망퇴직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지회는 "각 부문의 희망퇴직자가 회사가 정한 목표치에 미달하자 기간을 연장하며 잠정 대상자를 지목하고 퇴직을 강요하는 사실상의 강제퇴직으로 돌변하고 있다"며 "강제퇴직 형식으로 전환되면서 날마다 보직 해임, 팀원으로 강등 등의 협박을 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에 협상 과정에서도 문제가 됐다. 사측은 8차(21일) 교섭에서 이 부분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하며 차후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잡음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사무지회 측은 "한국지엠(GM) 내에 한국인 부장급과 임원들을 내쫓고 아이에스피(ISP=International Service Person: 지엠 본사에서 파견한 사람) 임원 중심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이번 희망퇴직의 숨은 목적"이라며 "전 세계 쉐보레 브랜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지엠은 지엠 내에서 효자다. 효자를 만들어낸 것은 한국식 문화와 사고방식이다. 우수한 한국식 문화와 사고방식을 배척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에스피 전면 배치 구상도 그러한 우월적 문화를 내세우고 복종을 강요하도록 하겠다는 제국주의적 발상에 기인한다. 2008년 그리말디 사장은 3년 내 아이에스피 임원의 50%를 감축한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희망퇴직이 비용 절감 목적이라면, 수억대 연봉과 호화 저택에 사는 아이에스피 철수가 더 확실한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사측 관계자는 "구조조정 차원의 희망퇴직은 아니다. 그러니 목표치가 없는 것이다. 2009년 희망퇴직과 다르게 이번 희망퇴직은 조건이 확실히 다르다"며 "희망퇴직을 긍정적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강제적 방법에 의한 희망퇴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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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아닌 강제퇴직... 지엠 파견 임원 전면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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