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허가 안 한 구청장 살리기 캠페인 시작돼

"울산 북구청장 살리자"... 중소상인들도 가세

등록 2012.07.02 18:47수정 2012.07.0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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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5개 울산지역 구청장 중 유일하게 진보진영 당선자가 된 윤종오 북구청장이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당했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5개 울산지역 구청장 중 유일하게 진보진영 당선자가 된 윤종오 북구청장이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당했다.임상우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5개 울산지역 구청장 중 유일하게 진보진영 당선자가 된 윤종오 북구청장이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당했다. ⓒ 임상우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미국계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의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아 기소된(관련기사: 검찰, 대형마트 허가 안 한 구청장 기소)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을 살리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윤 구청장 소속 정당인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이 '윤종오 구청장 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해 나가기로 했고, 중소상인협회와 시민단체도 여기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윤종오 북구청장 구명활동 움직임은 수년 전 있었던 울산지역 진보구청장에 대한 기소 후 직무정지에 대한 트라우마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04년 공무원노조 파업을 두고 울산시 인사위원회 지침을 어기고 공무원노조원 징계를 거부하다 기소돼 직무정지된 사례가 있다.

 

통합진보당·중소상인협회, 시민들에 호소키로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직무대행: 방석수·고성준·박대용)은 2일 오전 9시 북구 진장동 당사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최근 검찰로부터 기소당한 윤종오 북구청장에 대한 기소규탄 및 중소상인 살리기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했다.

 

울산 통합진보당은 대책위원장에 당 북구지역위원회 비상대책위원장인 류경민 시의원을 선임했다. 류경민 위원장은 2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윤종오 구청장의 정당한 행동에 검찰이 기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명백한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지역의 중소상인, 시민들과 함께 윤종오 구청장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3일 오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대책위 출범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며,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중구 새벽시장, 구역전시장, 태화시장 등지에서 윤종오 구청장 구하기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통합진보당과 대책위는 지역의 상인단체와 함께 전통시장을 순회하면서 윤종오 구청장 구하기 운동을 진행하는 한편, 대형마트 규제조례의 조속한 제정을 위한 홍보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울산은 북구만 대형마트에 대한 월 2회 영업 규제가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울산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와 울산지역 유통상인 공동대표단 등도 기자회견과 캠페인 등으로 북구청장 구명활동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관계자는 "결국 북구청장이 중소상인을 보호하려다 기소당한 것"이라며 "상인들이 나서서 그를 구명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일번지 울산의 진보구청장 수난사

 

지난 1987년 노태우의 6·29선언 이후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대형 공장이 있는 울산 노동계에서는 잇따라 노조가 설립됐다. 이후 울산은 노동자대투쟁의 시발지가 됐다.

 

수년에 걸친 노동자대투쟁 기간 동안 많은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야당 인사가 투옥과 해고라는 고난을 겪었지만, 이를 기반으로 노동자 정치화의 기틀이 마련됐다. 이어 노동자세력을 바탕으로 기초자치단체장에 노동자 출신 진보구청장들이 잇따라 당선됐지만, 이들에 대한 수난도 이어졌다. 

 

지난 2004년 공무원노조 총파업 이후 전국에서 파업 가담 공무원에 대한 징계 바람이 불었다. 상급 단체인 울산시는 여섯 차례에 걸쳐 각 기초자치단체장이 파업 가담 공무원들을 징계할 것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 민주노동당 소속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과 이상범 북구청장은 수 차례에 걸쳐 해당 공무원 수백 명에 대한 징계를 거부한 바 있다.

 

결국 울산시는 2005년 12월 진보구청장들을 직무유기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기소된 진보구청장에게는 실형이 선고돼 징무가 정지됐다.

 

똑같은 사례는 아니자만, 선거법 위반이나 금품수수가 아닌 직무상의 일로 구청장이 기소됐다는 것은 이번 윤종오 북구청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합진보당은 2일 윤종오 구청장 구하기 대책위를 꾸리고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나섰다. 이 움직임은 과거 진보구청장의 직무정지라는 고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지역언론에서는 대형마트 허가를 거부한 윤종오 북구청장에 대한 직무정치 가능성을 언급하는 기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2.07.02 18:47ⓒ 2012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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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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