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통합진보당 원내대표가 10일 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며 향후 당 운영 계획등을 밝히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참석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합의추대됐다.
남소연
"누가
확실히 재벌과 맞서 싸울 수 있나. 재벌개혁을 확실히 해낼 수 있는 건 누구인가. 지금은 재벌에 맞서 헌신적으로 투쟁할 잔다르크가 필요하다. 통합진보당이야말로 재벌에 맞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잔다르크당이다. 재벌의 앞잡이를 솎아낼 의지가 없는 정당이 과연 경제민주화를 책임질 수 있겠나." 국민에게 신뢰받는 진보정치인 심상정이 '심다르크'가 돼 돌아왔다. 8년 전, 17대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을 주도하며 '진보정치의 상징'이 됐던 그가 4년 만에 통합진보당의 원내 전략을 총괄하는 사령탑에 앉았다. 취임 첫 일성은 '경제민주화와 생명노동권의 회복'이다. 경선부정으로 촉발돼 폭력사태까지 빚어 219만 국민(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던 통합진보당. 심 원내대표는 '통진당 사태'로 꽁꽁 얼어붙은 국민의 마음을 녹여낼 수 있을까.
심상정 원내대표는 10일 밤늦게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경제민주화와 민생진보를 실행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자임했다. 원내대표에 취임한 뒤 언론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민생진보야당'이야말로 통합진보당이 가야 할 '진보정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재창당 수준의 혁신으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당내 민주주의 회복과 정책정당 복원이라는 혁신을 통해 선명한 진보야당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통합진보당 회생 불가론'에 대해 "국민들은 통합진보당이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낼 세력으로 거듭나기를 원하고 있다"며 "정권교체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이 '대한민국 민생특별본부'라는 생각으로"심상정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는 시장에 대한 정치의 개입과 자본-노동 간의 균형이 확립된 상황에서 재벌개혁과 노동·생명권 확립이라는 두 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며 "통합진보당이 가장 치열하게 싸워서 실현해낼 수 있는 정당"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경제민주화와 민생 의제의 99.9%가 17대 국회에서 저와 (통합진보당 전신인) 민주노동당에서 제기한 것이다, 국민들은 어느 당이 지금껏 비전을 제시해왔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다시 또 한발 앞서서 민생의 물길을 내겠다, 통합진보당은 '대한민국 민생특별본부'라는 생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을 내놓았다. 심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에서 재벌과 맞서는 일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의 재벌계와 맞서는 일이었다"며 "(재벌개혁에) 제일 먼저 칼을 들었던 사람으로서, 재벌을 '나라 집어삼키는 공룡'으로 키운 당의 후보가 재벌개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재벌을 비호하고 재벌을 위해 법과 제도를 앞장서서 만든 사람들이 재벌 개혁의 중심에 설 수 없다"며 "그런 재벌의 앞잡이들을 솎아낼 의지가 없는 정당에서 사회·경제 민주화를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4년 만에 와보니까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며 "17대 국회만 하더라도 복지 얘기하면 늘 '병'자가 붙었지만 지금의 시대정신은 사회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회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치의 개입이 확립돼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자본과 노동의 균형"이라며 "재벌을 비호하고 재벌을 위해서 법과 제도를 앞장서서 안내해온 자들이 재벌 개혁 중심에 설 수 없다"고 일축했다.
심 원내대표는 또한 "(재계는) 박근혜 진영의 경제민주화를 당선을 위한 선거 전략상의 레토릭(수사학)이라고 보는 것 같다"며 "그동안 유착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실제 제도가 만들어지거나 실행될 때 얼마든지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안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 원내대표는 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가 보고서에서 재벌해체론으로 알려진 '계열분리명령제'에 대해 실현가능하고 타당한 정책인지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보고서의 평가는 대마불사로 상징되는 재벌의 시스템 위기 문제를 통합진보당이 '나이브하게' 생각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삼성이 잘못되면 나라 전체가 망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 금산분리 등과 같은 계열분리 정책은 여전히 유효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선명한 진보야당 위상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