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포기하고 회견 내용을 성명서로 대신할 것을 밝히는 자리. 하지만 이 자리도 삼척시장 주민소환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격렬한 항의로 시간을 오래 끌지 못했다.
성낙선
"지역 현안과 관련하여 우리 대학 교수들이 입장을 밝힌 전례가 없지만 삼척핵발전소 유치는 지역 현안이기도 하지만 우리 대학과 국가적인 문제라는 인식하에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교수들이 30일 '삼척원전 유치'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지역 사회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 대학의 교수들이 지역 현안에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는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강원도 삼척시에서는 김대수 삼척시장을 대상으로 주민소환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김 시장은 핵발전소(원전) 유치를 주도했다.
교수들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핵발전소는 지역의 관광업 전체가 침체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이익에도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교수들은 "이제 새로운 핵발전소의 건설은 중지하고, 생활에너지 절약과 저에너지 산업으로의 산업구조 개편으로 에너지수요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대체에너지 개발로 에너지 공급을 늘리도록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전환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핵발전소의 근원적인 위험은 원전지역 주민의 헌법적 행복추구권에 대한 원천적 침해를 가져오며, 암 발생률 증가 등 실제적 위험에 노출"시키고 "원전지역 농산물과 수산물에 대한 기피로 농민과 어민이 피해를 보며, 관광객 감소와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고기의 기피로 횟집 등 요식업 및 숙박업 등 관광업 전체가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또 "삼척근덕 지역에 핵발전소가 들어서면 청정 강원도 해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맹방해변은 물론 삼척해변, 망상해변 등 강릉 이남의 해변은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며 "이것은 국민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피서지인 강원도 남부의 아름다운 동해안 해변을 잃는 것이며, 휴양지에서 즐기며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국민과 국가의 이익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더군다나 반경 30km 이내가 죽음의 땅으로 변한 후쿠시마의 참사를 보면서도, 삼척시는 우리 대학과 삼척도심으로부터 불과 십여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해변에 핵발전소를 유치하려고 한다"며 "이것은 삼척 도심과 우리 대학을 상존하는 방사능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우리 서명교수 일동은 삼척핵발전소 유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삼척 원전 반대' 성명서에 서명을 한 교수들은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전체 교수 204명 중 107명이다. 교수들은 애초 이날 오후 2시 삼척캠퍼스 내 제5공학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삼척시장주민소환반대대책위원회(이하 소환반대위) 등 삼척시장 주민소환에 반대하는 단체들의 격렬한 반대에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