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있는 아이들 먹거리 보러 왔어요"

북적이는 '제 11회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 2012' 현장

등록 2012.08.03 17:49수정 2012.08.0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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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1회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 개막식
제 11회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 개막식신한슬

"엄마, 여기 장터야?"
"꼭 5일장에 온 것 같네."

3일 오전 11시 코엑스(COEX)홀에서 (사)한국유기농협회 주관의 제 11회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가 막을 열었다. 첫날인데도 116개의 부스가 늘어선 전시장에는 관람객이 가득했다. 전시장에 처음 발을 내딛는 순간, 코에는 음식 냄새가 느껴졌고 귀에는 어린아이들의 높은 목소리가 들렸다.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들 중 특히 자녀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소비자들 중에서도 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친환경 유기농이 관심거리임을 알 수 있었다.

먹거리·화장품·애완동물 사료까지... 없는 게 없네

 제 11회 친환경무역박람회의 체험 부스에서 아이들이 물방개, 우렁이 등을 만져보고 있다.
제 11회 친환경무역박람회의 체험 부스에서 아이들이 물방개, 우렁이 등을 만져보고 있다.신한슬

이번 행사에는 각종 기업들과 농업인협회뿐 아니라 경상남도, 충청남·북도, 양평군, 울진군, 화천군, 해남군 등 11개의 지자체에서도 부스를 냈다. 각 부스에서는 친환경 유기농산물 이외에도 해산물, 젓갈 및 반찬, 주스·선식·건강식품 등 가공식품을 비롯해 면제품, 화장품, 애완동물 사료까지 다채로운 제품이 전시·판매되었다.

남편과 함께 두 자녀를 데리고 경기도 안성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는 차경숙씨는 "아이들 기준으로 전시품목들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평소 친환경 유기농 제품에 관심이 있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제품을 100% 믿을 수는 없다"며 "믿을 수 있다면 많이 이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차씨처럼 어린 자녀의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를 위해 자녀 손을 잡고 온 부모도 있었지만, 체험 행사를 위해 일부러 자녀를 동반한 경우도 있었다. 같은 자리에서 '제 11회 체험학습농어촌관광박람회'가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횡성군, 해양박물관 등이 참여한 관련 부스에서는 미꾸라지 잡기, 물방개 만져보기 등의 행사가 마련되었다.


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최종숙씨는 "인터넷에서 (지난해 행사) 후기를 보고 왔다"며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괜찮은 것 같다"고 평했다. 또 "행사장 부스에서 찢어 먹는 치즈도 샀는데 아이가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제 11회 친환경무역박람회의 시식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제 11회 친환경무역박람회의 시식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신한슬

가장 인기가 많은 부스는 역시 '공짜'가 제공되는 부스들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부스에 가보면 여지없이 시식 혹은 샘플을 제공했다. 관람객들은 농산물 관련 부스에서 '민들레식혜', '월귤 주스' 등 독특한 음료수를 마셔보고, 뷰티제품 부스에서 유기농 비누조각 샘플을 받아갔다.


특히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스 앞에는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하루에 4번 진행되는 친환경 농산물 품질관리와 관련된 퀴즈를 맞히면, 추첨을 통해 무항생제 계란·선식을 사은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 김도완씨는 "간단한 퀴즈를 통해 친환경농산물의 품질관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소비자들에게 알리고자 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유기농업 농부들은 볼 것 없어... 차라리 '장터'라고 하지"

한편 이번 행사가 지나치게 소비자 위주라는 지적도 있었다. 네이버 카페 '유기농에 미친 농부'에서 30여 명의 단체관람객을 이끌고 참여한 한치원(58) 카페지기는 "농부들이 볼 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며 "공부를 하러 왔는데 전부 물건 파는 장사꾼들이다"라고 실망을 표했다.

"미생물 배양 관련 부스 딱 하나 빼고는 새로 배운 게 없어. 저 친구는 부산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차라리 행사 이름을 '친환경 유기농 장터'라고 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걸."

실제로 친환경 유기농업 기술을 전시·소개하는 부스는 10여 개에 그쳤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즐기기에는 참가 부스의 균형이 아쉬웠다.

덧붙이는 글 | 신한슬 기자는 <오마이뉴스> 16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신한슬 기자는 <오마이뉴스> 16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친환경유기농무역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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