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천왕봉에서 중산리로 하산 하던 길에 만난 야생화...
이명화
지리산을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 첫 눈에 반했던 지리산을 그 후로 여러 번, 그리고 자주 잦은 발걸음으로 먼 길, 험한 산 길 마다않고 평지를 밟듯 시나브로 만나러 왔고 그리움 임 그리듯 돌아서면 보고 싶고 그리웠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그 모든 것이 궁금했고 지리산의 길이란 길은(15개의 등산로가 있다) 속속들이 다 알고 싶었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계곡과 길들과 나무와 꽃들...거기에 잇대어 사는 모든 것들을 알고 싶었고 궁금했다. 반한다는 것은 그런 것 인가보다. 먼 길을 지척인양 달려갔고 높은 산 험한 길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랐다. 어렵고 힘들어도 마냥 좋아서 오르고 또 올랐다. 그렇게 한 3년 뜨겁게 열애했다.
이런 일 저런 일로 한 동안 뜸했다. 언제 시간 나면 한 번 만나러가야지 하면서도 미뤄졌다.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또 언제 만나겠지 했다. 해서 이번에 지리산을 만나러 가는 길은 두근거림과 설렘 보다는 익숙한 연인을 다시 만나러 가는 담담한 마음으로 옛 추억을 회상하면서 걷는 길이다. 한편으론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함도 섞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