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한옥
세종포스트
"건축물이 수명을 다했을 때 폐기물을 남기지 않는 집은 어떤 집일까 고민하다가 한옥을 짓게 됐어요. 흙집도 생각했는데 한옥에 살아보니 한옥으로 결정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공주시 유구읍 구계리 마곡사 근처에서 한옥을 짓고 '친환경적인 삶'을 사는 송의정(55)·김선자(56) 부부가 구릿빛으로 그을린 얼굴에 환한 미소로 맞이한다.
송·김 부부가 살고 있는 한옥은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 걸렸다. 안채는 팔작지붕으로 27평이다. 대지는 450평으로 마당이 있고, 뒤꼍에 밭이 있다. 기둥과 기둥 사이를 1칸으로 쳐서 15칸 집이다. 방2개, 거실(대청), 화장실, 다락방이 있다.
거실은 전통적인 대청마루를 깔았다. 대청마루는 여름에는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춥다. 그런데 이 집은 거실에 화목보일러 겸 화 목난로를 놓아 난방을 했다. 아주 합리적인 난방 방법을 썼다. 안채로 들어오는 행랑채는 맞배지붕으로 15평에 구들을 들인 방이 하나에 창고 한 칸이 있다. 방과 창고 사이에 대문을 냈다.
재미있는 것은 집 바깥에 작은 해우소(화장실)를 둬서 근심을 해결하도록 한 것이다. 이 집 해우소는 전통방식 그대로 따랐다.
송·김 부부는 3년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인쇄기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제조업을 했다. 지금은 동생에게 회사를 맡기고 한옥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송 씨는 전주가 고향이고 김 씨는 청주가 고향이다. 자녀들은 서울에 살고 있어 가족이 모이기 좋은 중간 지점인 공주에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