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14일 오전 여의도 금융감독원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2012년 6월말 은행 부실채권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시연
가계대출 부실채권비율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실물 경기 위축 여파로 아파트 집단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계속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은행들도 본격적인 부실 정리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원장 권혁세)은 14일 오전 2012년 6월 말 국내 은행 부실채권 현황을 발표했다. 전체 부실채권비율은 1.49%로 지난 3월 말(1.51%)보다 소폭 떨어졌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 2006년 6월 말 이후 최고치부실채권비율은 전체 여신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은행의 재정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6월 말 PF 대출 부실채권비율은 11.22%로 전분기 말보다 2.13%포인트 늘었고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도 각각 0.76%, 0.67%로 전분기보다 각각 0.05%포인트, 0.03%포인트 늘었다. 가계대출은 2006년 9월 말 0.81%, 주택담보대출은 2006년 6월 말0.71% 이후 최고치다.
특히 시세가 분양가에도 못 미치는 '깡통 아파트' 탓에 갈등을 빚고 있는 아파트 집단대출 부실채권비율도 전분기말(1.21%)보다 0.16%포인트 늘어난 1.37%(1조 4천억 원)를 기록했다. 아울러 신용카드 채권 부실채권비율 역시 0.05%포인트 상승한 1.61%로 나타나 2006년 9월 말 1.8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부실채권 20조 8000억 원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은 3조 원을 차지했다. 신규 부실 발생 규모도 전분기보다 1조 5000억 원 늘어난 6조 90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1조3000억 원이 늘었고, 신용카드도 2000억 원이 늘었다. 그나마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에 나서 7조 원을 줄인 덕에 그나마 현상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가계 여신과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신규 부실은 예년 수준인데 전체 가계여신이 줄어든 데 따른 분모 효과"라면서 "은행들이 2분기에서 부실채권 정리를 하면서 소액 위주인 가계여신보다는 기업여신 중심으로 상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계대출에 대해선 부동산 경기 둔화나 실물경제 위축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어 계속 모니터링하고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실채권 목표비율 1.3%... 은행별로 부실 정리 유도"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별로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설정해 관리할 예정이다. 이기연 부원장보는 "2012년 말 국내 은행 평균 목표비율을 잠정적으로 1.3%로 제시하고 은행별로는 현재 수준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7개 시중은행 평균 부실채권비율은 1.46%이고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1.77%, 1.64%로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농협과 수협도 각각 2.11%, 2.27%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적극적인 부실채권 관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금감원의 목표비율 설정에 은행들의 부실채권 정리 여파가 가계대출에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이기연 부원장보는 "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나설 경우 오히려 채권 부실만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금년 이익 규모를 줄이는 한이 있어도 상각 등을 통해 부실채권 규모를 줄여 나가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역시 13일 간부회의에서 "주택가격 하락에 따라 LTV(주택담보인정비율) 한도 초과 현상이 있더라도 상환요구나 가산금리 인상 등을 자제"하고 "일시상환 대출 만기시에도 차주의 상환 능력을 고려해 분할상환대출 등 부담완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1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을 만난 최근 금융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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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연체 6년 만에 최고치... 가계부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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