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망월동 518기념관 안에 게시된 안보홍보물. 북한을 '어둠의 나라'로 표현했다.
소중한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다음해 6·25 정전 60주년을 앞두고 당시 참전했던 UN군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한 홍보물이다"며 "5·18도, 한미동맹도 '파트'는 다르지만 모두 애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정보에 따르면 이 홍보물은 5·18묘지 외에 전국의 현충원, 호국원, 학도병기념관 등 20여 곳에 보내졌으며, 내용은 모두 같다. 기자가 개수와 장소의 정확한 정보를 요구했지만 관계자는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 관계자가 말한 'UN군'을 기리기엔 홍보물의 내용이 턱없이 부족하다. 앞서 말했듯 홍보물은 한미동맹과 그에 따른 경제발전 외엔 어떤 내용도 없다. 미군 외엔 어떤 국가도 거론하고 있지 않으며, 미군을 '추모'한다는 말도 없다.
홍보물 내용 중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내용을 보면 "그동안 우리는 미국 국방비의 1/20도 안 되는 적은 국방비를 쓰면서 국가예산을 경제와 복지 등을 위해 투자할 수 있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국방비를 많이 쓰는 나라(2010년분 세계총액대비 41.5%)와 한국의 국방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2011년 전체 예산 중 국방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해보면 미국은 약 18%(3조8000억달러 중 6900억달러), 한국은 10%(309조 6000억 원 중 31조2700억원)로 단순히 액수만 놓고 '1/20'이란 수치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홍보물의 하단엔 한반도 야간 위성사진이 담겨 있다. 이 한반도 사진은 반으로 나뉘어 북쪽은 '어둠의 나라', 남쪽은 '눈부신 경제발전의 나라'라고 적혀 있다. 홍보물 앞에서 대학생 한 명을 만났다. 익명을 요청한 이 대학생은 "아직까지도 반공 논리가 공공연하게 제시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며 "국가보훈처의 이 홍보물과 임기 중 5·18묘지를 한 번도 찾지 않은 현 정권의 수장이 자연스럽게 크로스오버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