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남소연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된 지 하루 만에 고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에 나선 박근혜 후보의 파격 행보에 민주통합당이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박 후보의 기습 공격에 당 지도부의 반응과 대변인 논평의 내용이 엇갈렸고 각 대선주자 캠프의 반응도 온도차가 뚜렷했다.
이날 아침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 소식이 알려진 후 가장 먼저 나온 민주당의 반응은 '환영'이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후보가 국립현충원에서 김대중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봉하마을을 방문해서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다는 보도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환영, 대변인은 "정치 쇼" 비판하지만 잠시 후 나온 당 대변인 논평은 뉘앙스가 완전히 달랐다.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에 대해 "보여주기식 대선행보", "정치 쇼"라고 맹비난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와 정치검찰에 의해 돌아가셨다"며 "집권 여당의 대선후보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는 전격적 방문은 보여주기식 대선행보에 불과하며 유가족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2004년 연극 '환생경제'에서 노 대통령에게 경제를 망친 인간이라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온갖 욕설로 모욕을 줬고 박 후보는 박장대소했다"며 "민생경제를 망친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서 당시 모욕 준 일에 대해 가슴에 손을 얹고 참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참모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문재인 후보 캠프 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공식적으로는 "의미 있는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캠프 인사들의 속내는 복잡했다.
진선미 캠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재임 중 추구했던 상대를 인정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아직도 진실이 규명되지 않고 의혹으로 남아 있는 많은 문제들의 해결에 박 후보가 전향적인 실천 의자와 노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속내 복잡한 문재인 캠프... "일방적인 봉하마을 방문, 예의에 어긋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