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합정동 메세나폴리스 앞에 지역주민의 이름이 새겨진 '입점 반대' 펼침막들이 걸려 있다.
이주영
'천하무적'이라 불리던 대형유통업체가 눈치를 보기 시작한 걸까.
대형유통업체 홈플러스가 8월 말로 예정한 서울 합정점 개점을 잠정 보류했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합정점 입점을 두고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역 중소상인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홈플러스가 '8월말 개점 강행'에서 '눈치 보기'로 돌아선 이유를 두고 다양한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다.
보통 대형마트·기업형 수퍼마켓(SSM) 입점 소식이 알려지면 지역 시장·중소상인들은 곧바로 들고 일어선다. 그러나 이들의 반대가 대형유통업체의 입점 강행을 막기엔 역부족일 경우가 많다.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차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대형유통업체의 점포 개설등록을 허가할 수 있다.
일시정지 권고에도 개점 강행하던 홈플러스, 눈치보기 시작?대형유통업체들은 이를 믿고 오히려 공세적으로 점포 개설을 추진한다. 지난 2월 홈플러스 고양터미널점은 중소기업청의 일시정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개점을 강행했다. 홈플러스 측은 이미 점포 개설등록을 마쳤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합정점(이하 합정점)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홈플러스는 합정점 개점 일정을 강행했다. 마포구와 서울시의회가 합정점 입점 철회 관련 권고 및 결의안을 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8월 말 개점을 추진했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합정점 개점 날짜 보류는 이례적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역상인들과 입장 차이가 크다 보니 (예정했던 8월말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 개점 날짜를 두고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자체의 압력에도 움직이지 않던 홈플러스가 이렇듯 반대 여론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마포구에서 발달된 지역공동체가 홈플러스를 압박하는 데 한몫 했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공동체 문화가 중소상인의 피해를 '우리'의 문제로 확장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마포구는 서울시 안에서 지역 공동체 수가 많은 편이다. 성미산마을공동체·두레생활협동조합 등 지역주민끼리 목적을 갖고 다양한 공동체를 꾸렸다. 이주미 마포구청 마을공동체팀 주무관은 "업무상으로 파악한 단체는 100여 개지만 실제로는 더 많다, 다른 구에 비해 마포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기업 갈등 구도', 홈플러스에 부담스러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