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이상의 경사도가 높은 구간에 중장비가 지나가고 있다.
김종술
충북 청원군 현도면 시목리 일원 녹지 자연도가 자전거도로 공사로 파헤쳐지고 있다.
29일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찾아간 충북 청원군 현도면 시목리는 강변의 나무들이 잘린 채 포클레인 4대가 양쪽에서 산허리를 깊이 파고들어 가고 있었다.
이곳은 자연생태계가 우수해 당초 기존 일반(비포장)도로를 정비해 활용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위탁을 받은 한국수자원공사가 계획을 변경, 강을 따라 길을 새로 만들기로 하고 금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끝낸 후 자전거도로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찾은 현장은 산비탈을 깎아 우회 도로를 만드는 데크공사가 한창이었다.
금강 변을 따라 대전시 대덕구 미호동에서 세종시 금남면 부용리를 잇는 총 20.81㎞ 중 문제의 시목리 구간은 1.44㎞다. 이 구간은 개발이 어려운 급경사지로 20°이상이 34%, 30°이상의 험준지는 20.8%나 된다.
게다가 이곳은 녹지 자연도 1등급으로 분류됐다. 조류 군집을 분석한 결과, 종 다양성 지수(군집 내 종의 다양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수, 학자들은 대체로 2.0이 넘어서면 종 다양성이 풍부하다고 보고 있다)가 2.57로 풍부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문헌조사 결과에서도 멸종위기종 1급 3종, 멸종위기 2급 7종, 천연기념물 6종 등 법적 보호종이 15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행한 대전충남녹색연합 심현정 간사는 "이곳은 법적보호종으로 수달 (멸종위기 1급, 천연기념물), 삵, 맹꽁이, 남생이, 표범장지뱀(이상 멸종위기 2급)이 사는 것으로 조사돼 공사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생태축 단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시 500여 그루의 나무가 훼손되고 야생동물보호구역과도 4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포유류와 조류 등 이동거리가 큰 동물에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현장에는 뿌리채 뽑힌 나무가 널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