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호 화백의 전시회 입구에 걸려 있는 그림. 제목이 무엇일까?
최윤호
최윤호 화백의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오늘'의 전시장 입구에서 홀연 발을 멈춘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도 하고, 지금껏 뇌리를 지배해온 익숙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듯도 한 그림이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당긴 탓이다. '화투 광'을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열두 장의 화투 내용이 모두 들어 있다. 한 폭의 그림에 화투가 품고 있는 전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전시회 이름이 만화방(萬畵方)이다. '만'은 '많은 생각, 느낌, 인식' 등을 뜻한다. 작가가 그림으로 형상화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주제를 작품으로 창작했다는 의미다. 작가는 '보통 사람들이 어릴 때 만화가게를 드나들면서 사람과 세상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 추억을 되살리듯이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면서 '전시회 이름은 아내(이진희)가 붙여줬다'고 말했다.
과연 화투 그림부터가 전시회 이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은 꽃(花)을 들고 싸우지만(鬪), 화가는 평화와 공존을 보여준다. 그림의 색깔도 우리 눈에 익숙한 전통적 빛이어서 아늑하고 편안하다. 그림의 제목도 '사계'이다. 언제나 모두들 그림 속의 풍경처럼 어우러져서 다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만화방에 간 아이 같은 기분으로 그림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