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선운사입니다.
임현철
저에게도 '그리운 님'이 있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가슴 휑할 때면 어느 때나 찾아 볼 수 있는 '그리운 님'은 큰 힘이랍니다. 옆 지기 내 님과 함께 '그리운 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내 님과 함께 '그리운 님'을 만나 보니 더욱 즐겁더군요. 하지만 '그리운 님'은 내 님에게 미안했던지 그리움만 남겼습니다.
가을의 길목입니다. 가을하면 단풍이지요. 그동안 오는 단풍 마중하고 즐기면 그만이었습니다. 지난 2일, 올 가을의 길목에서 단풍이 어디까지 왔을까? 하고 미리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운 님'은 당당 멀었더군요. 성급한 단풍 맞이었던 셈입니다. 자연에는 때에 따른 생명의 이치가 숨어 있음을 절감했습니다.
이왕 나선 전북 고창 선운사에서의 '그리운 님' 찾기에서 그냥 돌아설 수 없었습니다. 지난 해 맞이했던 '그리운 님'을 가슴 속으로 간절히 불렀습니다. 너 어디 있는 거야? 하고. '그리운 님'은 상상 속에서 살며시 나타났습니다. 우린 이렇게 하나 되었습니다.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물들 땐 밤낮의 일교차가 클 때라더군요. 사랑도 미움과 간절함이 교차할 때 가장 크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사랑이 가을 단풍처럼 기품 있고 아름다운 절제된 사랑이길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