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자도 기념 사진을 찍었다.
윤도균
아무도 다니지 않은 그 길을 달리다 보니 이따금 우리나라 제주에서 키우는 흑돼지 비슷한 검은색 멧돼지가 도로변까지 나와 차가 달리는데도 한가로이 먹이를 찾는다. 이 모습이 이국적이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때로는 곰도 출현한다고 한다. 그 정도로 백두산 가는 길 주변은 천연 원시림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어쩌면 호랑이도 서식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는 사이 우리 일행을 실은 차가 새벽 5시 43분에 '이도백하 고려음식점'에 도착했다. 이번 백두산 원정산행 중 나는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먹는 즐거움이 어느 정도 함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에 중국에 있는 '황산 ~ 삼 청산'을 산행 때에는 중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개고생'을 했다.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식사를 마치고 '백두산 자연석 가공품과 백두산 현지에서 딴 자연산 건포 블루베리'등 몇 가지 기념품을 사 들고 나왔다. 오전 7시 45분, 백두산 산문에 도착해 셔틀버스를 2번이나 갈아탔다. 8시 40분, 장백폭포 앞 주차장에 도착하니 전후좌우를 병풍처럼 빙 둘러 에워싼 기암 절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직 백두산 산행은 시작도 안 했는데, 마치 백두산 정상에 오른 기분이다. 무거운 짐이 될 줄 뻔히 알면서 백두산 산행을 위해 마음먹고 챙겨간 DSLR 카메라 셔터를 쉴 사이 없이 눌러댄다.
하지만 여기서 보는 풍경은 그냥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단다. 한시라도 빨리, 백두산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는 안내자 말에 따라 장백폭포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난 작은 다리를 건너자마자 나타난 울창한 숲 사이로 걸어갔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암릉 '너덜겅' 길을 따라 올라야 하는 깔딱고개 구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내 마음 같아선 '장백폭포' 관리소에서 곧바로 직진해, '1박2일'팀이 오른 비룡 (장백산) 폭포 방향으로 오르면 훨씬 백두산 산행이 수월하고 편할 것 같다. 그러나 '백두산 관리소'에서 나온 직원 말에 의하면 장백폭포 인근 바위봉우리가 무너져 내려, 그곳은 갈 수 없으니 깔딱 고개로 이어지는 정상 등산로가 아닌 코스를 택해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