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식 "미래위해 과거집착 버려야? 잘 사는 사람들의 말일뿐" 지난 7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 대회의실에서 재일조선인 서경식 도쿄 게이자이대학 교수의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 최인성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인이 아닌 사람들, 일본국적을 가졌지만 우리말 이름도 가진 사람들. 일본인도, 그렇다고 한국인도 아닌 그들은 재일조선인입니다. 그들은 왜 대한민국, 일본 그리고 무국적으로 취급받는 조선 사이에서 국적을 선택해야 했을까.
이주 소수자들의 인권과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글을 써온 재일조선인 서경식 도쿄 게이자이대학 교수가 재일조선인의 역사를 쉽게 설명해주는 책 <역사의 증인, 재일조선인>을 펴냈습니다.
책의 출간기념 강연에서 서 교수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과거를 돌아보는 성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한일 역사문제에 대해 한국인들을 과거에 집착한다고 비난하며 무시하는 것이 한국의 집권층과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에서 흔히 들리는 말이 '조선 놈들이, 한국 사람들이 지나치게 과거에 집착해서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서 언제까지나 문제 삼고 책임, 책임 하니까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과거를 무시하자는 것은 현재 잘 사는 사람들의 말이라며 우리나라 집권층이 '미래지향'이라는 말만 하며 과거를 성찰하지 않는 것을 꼬집은 겁니다. 이어 진정 미래로 향하기 위해선 과거로 고통 받는 이들의 과거를 돌이켜 역사적 원인을 성찰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나라에서도 국가 집권층이 이 말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미래지향, 미래지향' 하지요. 근데 저는 그것은 어느 국민, 어느 국가가 아니라 지금 있는 현실, 현재 있는 상황에서 이익을 받고 있거나 잘사는 사람들의 말이지 그런데 지금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그 고통의 유래, 역사적인 원인을 풀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이켜 성찰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과거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 만족하는 사람들, 있는 사람들의 말입니다."
"고통받는 사람들, 고통의 유래 생각하려면 과거성찰 안 할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