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석탄화력발전소 반대 집회 다음날 고흥 생태모임 '느티나무' 사람들이 우리집에 모여 두부 만들기를 했습니다.
송성영
고흥 화력발전소 관련 기사에 코를 박고 있는데 김부일 성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물 좀 끊여 놔야 겠어! 콩을 갈아오면 곧바로 뜨거운 물에 넣어야 한다네.""물? 물유? 아, 그류..." 아내에게 구원요청을 하려고 컴퓨터를 등지고 다락방 문을 빼꼼 열고 거실을 내려다 봤더니 일손 빠른 아내가 걱정 말라며 손짓합니다.
"나도 연락 받았어, 지금 가마솥에 불 지피려고 준비하고 있어."지난 22일은 녹색평론 독자모임을 겸하고 있는 고흥생태모임 '느티나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날입니다. 매달 한 차례씩 모임을 갖고 있는데 저는 참석을 못했지만 지난달에는 전교조 사무실에서 생태 비누를 만들었고 이 번 달에는 우리 집에서 모여 콩두부를 만들어 먹기로 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오마이뉴스>에 원고를 입력하는데 인터넷이 심하게 버벅거렸습니다. 기사를 올리고 사진을 입력하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바닷가 오지라서 인터넷 선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 바람에 팔자에도 없는 스마트 폰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을 컴퓨터에 연결해 인터넷에 접속 하고 있는데 오후가 되면 그 속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사람들이 몰려올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시기를 놓치게 되면 그만큼 현장성이 떨어지는 기사이기에 마음이 조급합니다. 사진 한 장 올려놓고 5분 이상을 기다려도 영 입력이 되지 않습니다.
"어이 씨, 이 놈의 컴퓨터, 왜 이러는 겨. 바뻐 죽겠구먼."
컴퓨터가 뭔 죄 있다고 투덜투덜 혼잣말을 쏘아 붙이는데 집 마당 안으로 트럭 엔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부일이 성님이었습니다.
"어이~ 나 왔네!" "잠깐 만유."사진입력을 뒤로 미루고 밖으로 나와 보니 최한선·임진희 부부의 자동차도 뒤따라 들어오고 있습니다. 헌데 부일이 성님의 트럭에는 콩물이 아니라 물에 담긴 멀쩡한 콩이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부일 성님이 농사지은 검정콩입니다. 가톨릭 농민회에서 오랫동안 몸담아 오고 있는 부일 성님은 고흥의 생태운동을 이끌어 오고 있는 고흥 토박이 농사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