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중학교 드림클래스 3학년 A반. 대학생 강사인 송영찬씨가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철
2시간의 수업시간 중 쉬는시간을 틈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각각 5명씩이다. 기자가 '수업이 재미있느냐'고 묻자, 선뜻 답을 하지 않는다. 서로 힐긋 쳐다보며, 웃기만 했다. 수줍음과 부끄러움이 많은 영락없는 그 또래 학생들이었다. 그리곤 "선생님이 훈남이신 것 같다"고 하자, 한 여학생이 큰소리로 "네, 맞아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다른 학생들도 함께 웃으면서 곧장 분위기가 풀렸다.
정세라(15, 가명)양은 "1학기 때 선생님보다 훨씬 쉽게 잘 가르쳐주신다"고 하자, 옆자리 친구가 곧장 "그래, 그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양은 "작년까지만 해도 수업 끝나고 따로 학원을 다니거나 하지 않았다"면서 "올해부터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니 예전보다 흥미도 더 생기고 좋았다"고 말했다.
'학업성적에 도움이 됐느냐'고 묻자 그는 세 손가락을 펴 흔들며 "(영어점수가) 30점이나 올랐어요"라고 답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물었다. 이세현(15, 가명)군은 "잘 모르겠는데, 점수는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군은 "예전에 한때 학원도 잠깐 다닌 적이 있는데, 학교에서 받는 이 수업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수업을 총괄하는 황애라 은행중 인성교육부장은 "민간 학원과 달리 수업을 맡은 선생님들이 대학생이다보니 학생들과 수업 이외 유대 관계 등에서 좀 더 정서적으로 나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황 부장은 "학생과 선생님보다는 편한 오빠와 누나와 함께 공부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학생들의 참여율도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2학년인 아들을 둔 학부모 정인숙(가명)씨는 이번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수업 외 따로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면서 "작년 말에 학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소개해줬고, 아이와 이야기를 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처음엔 그냥 '일반 과외려니 생각했다'"면서 "실제 성적도 올랐지만, 대학생 선생님과 서로 자신의 고민도 이야기도 하는 등 정서적으로도 도움을 받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학생 5명당 대학생 선생님 1명... 대학생엔 장학금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