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26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남소연
[기사보강 : 26일 오후 3시 10분] 안철수 대선 후보(무소속)가 26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안 후보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안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만나 정치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낮 12시 10분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도착해, 바로 노 전 대통령 묘역으로 향했다. 그는 묘역 앞에 이르러, "추모합니다"라고 쓰인 헌화 바구니를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다. 노 전 대통령 유해가 묻힌 너럭바위 앞에서도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참배했다.
그는 방명록에 '사람을 사랑하셨습니다, 진심어린 마음가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썼다. 이후 낮 12시 20분부터 50분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부인 권양숙씨와 환담을 나눴다. 환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안철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따뜻한 마음 가지신 분" 안철수 캠프에 따르면, 권양숙씨는 안 후보를 만나 "잘 하고 계시다, 건강 잘 지키시고 앞으로도 잘 하셔달라"고 격려했다. 안 후보는 권양숙씨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있음을 밝혔다.
안 후보는 "2000년 경 컴퓨터 바이러스를 개발할 때 어느 전시회에 참가했는데, 그때 노 대통령이 전시회에 왔다"며 "제품을 선물로 드리려고 했는데, 노 대통령은 '소프트웨어는 돈을 내고 사야 한다'며 직접 구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 전 대통령 취임 몇 달 전, 따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 때 노 대통령이 '원래는 후원회장을 부탁하려고 했었는데, 전날 밤 (제) 책을 다 읽고 나니 후원회장을 시키면 안 되겠다, 마음고생을 하겠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취임식에 국민대표로 초청돼 참석한 사실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 안 후보의 가족이 봉하마을에 내려간 일도 안 후보는 밝혔다. 그는 "딸아이가 미국에 있었는데 귀국을 해서 봉하에 가보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아내인) 김미경 교수와 딸아이가 봉하에 내려와서 몇 시간을 기다려 참배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환담 자리에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주영훈 비서실장, 안철수 후보의 조광희 비서실장과 유민영 대변인이 배석했다. 환담이 끝난 후, 권씨는 뜰과 집 내부 등을 안내했다. 안 후보는 환담을 마치고 배웅하는 권씨에게 "다시 꼭 찾아뵙겠다"고 인사드렸다.
안 후보는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님과 몇 번 인연이 있었다는 말을 했고, (권양숙씨는) 정치인의 가족에 대해서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 대통령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고, 진심을 갖고 사람을 대해주신 분이라는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관련한 이야기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치 말씀은 안 나눴다"고 답했다. 그는 봉하마을 방문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현충원을 다녀온 것의 연장선"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당시 이승만·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현충원을 찾는 이유는 역사에서 배우자는 마음가짐과 함께,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려는 노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유민영 대변인이 취재진의 질문을 가로막았다. 안 후보는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권양숙씨의 주영훈 비서실장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을 둘러봤다.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상반신이 새겨진 조형물 앞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안 후보는 오후 1시 30분께 봉하마을 떠났다. 그는 이날 오후 부산고와 해운대 영화의 전당을 방문한다. 부산고에서는 후배들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고, 영화의 전당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준비 스태프들과 만난다. 안 후보는 이날 부모 댁에서 하룻밤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