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에느로겔의 내부. 장작난로에서부터 윗층으로 오르는 계단까지 철제로 꾸몄다. 재료도 거의 모든 게 폐기물이나 재활용품이다.
이돈삼
"당초엔 로버트 태권브이 모양의 카페를 만들고 싶었어요.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게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고려청자를 본뜬 주전자와 사발을 떠올렸죠. 솔직히 돈이 목적이라면 이렇게 안 만들었어요. 오래도록 남을 예술작품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임씨의 얘기다. 카페는 아직도 미완성이다. 공사기간을 정해놓고 밀어붙이지 않았다. 밑그림을 토대로 해서 그날그날의 느낌을 더하고 뺐다. 카페의 모양을 주전자 형태로 해서 실내장식부터 했다. 화장실은 밖에 사발 형태로 따로 배치했다.
내부 시설은 전공을 살려 철제조각품으로 배치했다. 재료도 폐자재와 산업폐기물을 주로 활용했다. 출입문은 수도꼭지로 만들었다. 탁자와 의자 심지어 화장지걸이까지도 독특하게 만들었다.
방문객 누구나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했다. 자칫 차가운 느낌을 주는 철제작품이지만 따뜻한 느낌을 받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카페 바깥은 청색 도자기 조각을 붙이고 있다. 아직 다 붙이지 못했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틈나는 대로 붙여나갈 계획이다. 짬이 나지 않으면 당분간 그대로 둘 생각이다. 전형적인 슬로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