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부채장 이광구 장인한다공방에서 직접 작품을 만들고 있다
박영미
한 여름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그 옛날 부채만 한 것이 없었다. 더욱이 우리의 부채는 조선시대를 거슬러 고려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그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19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고 선풍기와 에어컨이 보급되면서 부채는 현대기술에 밀려 점차 사라져갔다. 게다가 1988년 이후 값싼 중국제 부채가 유입되면서 점차 부채를 찾는 사람들도 줄어들어갔다.
부채의 이용이 줄어들면서 제작하는 기능 또한 사라져갈 위기에 처하자 문화재관리국이 나섰다. 전국에서 부채를 제작하는 장인들을 조사한 것이다. 그때 전통공예 계승자로 지목된 이한규 전 보유자(1917년~2006년)가 충남무형문화재 제21호 서천부채장으로 지정되었고, 그의 아들 이광구 장인이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오일장(1일, 6일, 11일, 16일, 21일, 26일)이 열리는 날. 장인들이 순번을 정해 당직을 서고 있는데 오늘은 이들이 당번이란다. 때마침 어제 저녁, 서울 북촌한옥마을에서 주문이 들어왔단다. 덕분에 부채제작과정을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