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맞서 싸우다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고 장준하 선생의 추모비가 세워진 곳에서 10월 6일 추모행사가 열렸다. 임진택 판소리꾼이 판소리 '박정희와 장준하'를 공연하고 있다.
박소희
"박정희가 쉬지 않고 부정부패 일삼으니 장준하도 쉬지 않고 부정부패 타파아~."
고요하던 계곡이 임진택 판소리꾼의 우렁찬 목소리에 흔들렸다. 그는 6일 오후 처음으로 판소리 '장준하와 박정희'를 공연했다. 37년 전 장준하 선생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경기도 포천시 약사계곡이 그 무대였다.
추모비 앞에 차려진 제사상에 절을 하던 장 선생의 큰며느리 신정자(64)씨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결혼한 지 석 달 만에 시아버지를 잃은 며느리는 마음이 아파 사건 현장에 찾아오지 못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날 때가 되어서야 올 수 있었다. 신씨는 "나무가 이렇게 많은 줄도 몰랐다"며 "당시 시신은 정말 깨끗했다"고 말했다.
"(유골이 세상에 드러난 시기가 신기하다는 말에) 이상하긴 해요. 지난해 여름 우면산 사태가 날 정도로 비가 많이 올 무렵에 아버님 산소가 무너졌어요. 절친한 김준엽 전 고려대학교 총장님도 같은 해에 돌아가셨고…."남편 백찬홍(52·씨알재단 운영위원)씨와 함께 온 임미리(46)씨도 "장준하 선생님 산소가 무너졌다는 얘기를 듣고 '김준엽 총장님이 돌아가시면서 남긴 선물인가'하는 생각에 뭉클했다"고 얘기했다. 임씨는 고려대 사학과 88학번으로, 김 총장에게 배운 적은 없지만 "80년대 학교를 다녀서 (장준하 선생과 김준엽 총장 이야기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스님 "장 선생 유골은 우리에게 '진실 밝히라'는 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