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의 절정, 감탄과 아쉬움의 한숨소리가 절로 터져 나온다.
김종성
사색의 계절 가을과 잘 어울리는 노을 노을공원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자 다양한 조각작품, 전망데크, 쉼터인 원두막 등이 있는 문화예술공원이기도 하다. 더불어 요즘 유행하는 캠핑족에게 잘 알려진 캠핑장이 있다는 것도 이채롭다. 거대한 사람 조각상이 쳐다보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면 수도권의 명산 북한산의 산등성이들이 우뚝 솟아있다.
공원 건너편엔 이맘때면 열리는 가을의 전령사 억새꽃 축제로 유명한 하늘공원이 펼쳐져 있다. 노을공원이 하늘공원보다 1.5배 정도 크다니 형제로 치면 형격이다. 어깨를 나란히 한 이웃 공원이지만 느껴지는 가을 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 동생 하늘공원과 달리 노을공원은 따로 축제를 안한다. 하긴 강을 비추고 산을 물들이는 붉은 저녁놀이 매일 이렇게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무슨 축제가 필요하리.
오후 8시가 되도 끄떡없던 해가 이젠 6시가 되도 기운을 잃고 슬그머니 저 멀리 산 너머로 사라지려 한다. 2층까지 있는 노을 전망대에 벌써 사람들이 가득 모여 한폭의 그림같이 멋들어진 노을을 감상하고 있다. 황혼, 석양 같은 다른 표현들도 있지만 가을엔 역시 노을이란 우리말이 친근하고 잘 어울린다. 사색의 계절이라 그런지 눈앞에서 황금빛에서 붉은빛으로 천천히 펼쳐지는 노을이 한 권의 좋은 책을 읽는 것만 같다.
폰카에서부터 둔중한 삼각대를 설치한 사진가들까지 저마다 갖춘 것은 다르지만 하늘과 보는 사람의 얼굴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노을에 감동하는 표정은 똑같다. 특히나 일몰의 절정일 땐 감탄과 아쉬움의 한숨소리가 약속이나 한 듯이 터져 나온다. 감상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서울에서 저녁노을이 가장 아름답게 펼쳐지는 공원이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닌 이름값을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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