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문재인 펀드 가입 만장일치로 결의
이윤기
박원순 펀드 '대박' 경험... 문재인 펀드 망설이지 않고 찬성한 친구가 먼저 문재인펀드 가입을 제안하자 순식간에 회원들이 동의를 표하였습니다. 2011년 박원순 펀드 가입 때도 밝혔지만, 이 계모임 멤버들은 대부분 84년, 85년 무렵에 대학에 입학하여 학생운동에 참여하였거나 대학을 다니지 않았지만 노동운동에 참여하였던 친구들입니다.
박원순 펀드처럼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2002년 대선처럼 야권에서 후보가 2명 출마한 경우에는 의견이 나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2002년 대선 때는 당시 곗돈 100만 원을 회원들의 지지 후보와 정당으로 나누어 노무현 후보 50만 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에 50만 원을 각각 나누어 후원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의 경우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야권 후보로 출마하였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라 계모임 친구들의 지지도 양분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문재인 펀드에 반대하는 친구도 있을 수 있고, 안철수 후보를 후원하고 싶다는 친구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카톡을 통해 의견수렴이 이루어졌을 때, '문재인 펀드' 가입에 만장일치로 의견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2007년 대선 때도 의견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07년 대선은 이명박의 승리가 예상되던 선거였기 때문에 후원금을 보내거나 하는 적극적인 참여는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문국현 후보와 정동영 후보로 계모임 친구들의 지지가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7:3 정도로 문국현 후보 지지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지하는 후보 달라도, 문재인 펀드 만장일치 찬성예상 밖의 결과였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나뉘어질 줄 알았는데, 9명의 멤버가 모두 문재인 펀드 가입에 주저없이 찬성하였기 때문입니다. 계원 대부분이 이른바 '486'에 속하는 저희 계모임은 11명이 회원으로 출발하여 몇 년 전 친구 둘이 한 달 간격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지금은 9명이 남아있습니다.
말하자면, 문-안 후보 지지를 놓고 의견이 갈라질 줄 알았는데, 계모임 친구들 9명은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매우 비과학적이고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문-안 단일화의 결과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물질 가는 곳에 마음이 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후보가 낡은 정치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이지만, 문-안 두 후보 중에서 본선에서 승리하고 개혁과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는 문재인이라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자만, 어쩌면 이것도 세대 간 지지가 다르기 때문에 생긴 일인지도 모릅니다. 대체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는 20대 젊은 친구들이라고 하지요. 저희 계모임 친구들은 모두 40대 후반이기 때문에 문재인 펀드 가입에 쉽게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아졌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제 아들 녀석만 해도 <안철수 현상>이 출간되자 마자 사서 읽고, 저 더러도 읽어보라고 주고 가더군요. 불행히도 이 녀석은 대학 1학년이지만 만 19세가 안 되어 투표권이 없습니다. 제 아들 녀석을 보면 투표연령을 더 낮춰야 하는 것 분명 맞습니다.
아무튼 저희 계모임은 매달 꼬박꼬박 모으는 회비로 회원들의 경조사도 챙기고 최근엔 모임이 뜸하였지만 1년에 한두 번 경치 좋고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 곗돈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합니다. 모두들 개인적으로 1곳 이상의 시민단체에 후원금도 내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계모임 친구들 자녀 중에서 처음으로 수능 시험을 치는 아이들이 있어서 곗돈으로 격려금으로 10만 원씩을 보내주었습니다. 올해도 수능 치는 아이들이 있어 곗돈에서 격려금을 나눠줄 계획입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때도 후원금을 보냈고, 우토로 모금을 비롯한 이런저런 커다란 이슈와 모금 활동이 있을 때마다 의미있는 일에 곗돈을 썼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계를 결성할 때부터 곗돈을 모아 적어도 1/3은 사회를 위하여 보람있는 일, 의미있는 일에 쓰자고 약속하였고, 그 약속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