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미대교 왼쪽 상류쪽에서 구미대교 방향으로 강가를 따라 죽은 물고기들이 널려있다.
조정훈
낙동강 물고기들의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떠오르기 시작한 죽은 물고기들이 4일이 지난 27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낙동강 남구미대교 상류 동락공원쪽 강가에는 누치, 쏘가리, 모래무지, 참붕어, 메기 등 성어와 치어 수천 마리가 즐비하게 입을 벌린 채 죽어 있었다.
해평취수장 하류 2km에서부터 남구미대교까지 약 8km에 걸쳐 죽은 물고기들이 눈에 띄었고 강가로 밀려나와 죽어있는 물고기들도 수천 마리에 달했다.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입을 벌리고 있으나 입을 다물고 죽은 물고기도 상당수 있었다. 아가미가 선홍빛을 띤 것들도 있었다. 이는 산소 부족일 가능성과 독극물에 의해 죽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는 뜻이다.
매일 둥둥 뜨는 물고기들, 아가미 선홍빛 띤 물고기도 있어대구지방 환경청은 지난 24일 1000마리, 25일 400마리, 26일 1000마리 등 모두 2400마리를 수거해 소각했다고 발표했으나 현장에서 수거한 관계자들의 말은 달랐다. 이들은 25일 최소 150포대 정도를 수거하고 26일에는 오전에만 100포대 이상을 수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대강범대위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26일 오전 현장에서 죽은 물고기를 수거한 포대를 열어 확인한 결과 63마리가 들어 있었다. 1포대에 50마리 정도만 잡아도 25일 7500마리, 26일에도 오전에만 100포대를 수거했으니 5000마리, 이날 하루 동안 최소 1만마리 이상 수거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경상북도와 대구환경청이 죽은 물고기의 마리수를 은폐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최소 만마리에서 수만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국장은 "환경부가 물고기 폐사의 원인을 밝히지도 못하면서 비난을 우려해 숫자를 줄여 발표하는 것은 원인규명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며 "민관 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