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서 폐사한 물고기의 아가미에서 선홍색을 띈 모습이 발견됐다. 선홍색은 산소가 부족해 죽었기 때문이라는게 물고기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조정훈
죽은 물고기는 구미시민들의 식수원인 구미취수장 상류인 구미보에서부터 남구미대교 하류 칠곡보에까지 약 14km이상에서 물에 떠올랐다. 물고기의 집단 폐사는 구미시민들의 식수원인 구미취수장 상류에서도 발견돼 먹는물에 대한 불안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구환경청은 처음 폐사한 물고기가 발견된 24일을 제외하고는 수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산가스 유입이 우려되는 한천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발견되고 있지만 물고기 폐사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먹는물에 대한 안전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한천에서 죽은 물고기가 발견된 것은 낙동강에서 죽은 물고기가 바람이 불어 한천으로 쓸려내려간 것이지 한천에서 죽은게 아니다"며 "불산으로 인해 물고기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질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지난 24일 용존산소(Do)와 Ph를 측정한 결과 전혀 이상이 없었다"고 밝히고 물고기가 연일 폐사한 채로 물위에 떠오르고 있지만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먹는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강정보 상류에 있는 매곡취수장과 문산취수장을 통해 하루에 55만 톤의 식수를 대구시민 70%가 이용하고 있다. 강정보는 칠곡보 하류에 있어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대구의 취수장을 통해 공급되는 물은 안전하다"며 환경정책기본법에 매월 31개 항목에 대해 검사하면 되도록 되어 있으나 대구시는 매월 150개 항목을 검사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992년 낙동강 페놀사태를 잊지 못하고 잇는 대구시민들은 이번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안심하고 마셔도 좋다는 관계당국의 해명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
시민 김민철(43)씨는 "대구시민들 대부분이 수돗물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데 항상 안심하고 먹으라고만 한다"며 "관공서에만 가도 정수기가 설치돼 있는데 안심해도 된다는 말은 시민들은 먹고 탈이 돼도 괜찮다는 말이냐"라고 불끈했다.
또다른 시민 김아무개(31)씨도 "애가 어려서 배탈이 날까봐 수돗물을 먹이지 못하고 있다"며 "낙동강 상류에 공장 다 지어놓고 폐수 흘리고 물이 썩고 물고기가 죽어나는데도 아무도 원인을 모르면서 먹으라고만 할 게 아니라 빨리 원인을 찾아 불안을 불식시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산, 유출사고 이후 한천 통해 낙동강으로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