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진(52)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은 사측을 상대로 냈던 '가산보상금?지연손해금 지급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사진은 김석진 의장과 가족들이 대법원과 회사 앞에서 1인시위를 했을 때 모습.
울산지역해고자협의회
- 이번 대법원 승소 판결 뒤 주변 반응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있다. 해고무효 투쟁 15년의 종지부를 찍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단체협약과 부당해고에 대해 현대 계열사에서 하나의 선례를 남겼다고 하는 반응도 있다. 현대 계열사 안에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고, '가산보상금'과 관련해 하나의 사례가 없다보니 중간에 포기하는 동료들이 더러 있었는데, 이번에 제 소식을 듣고 연락해 오는 분들도 있다. 해고됐다가 소송 도중에 포기한 사례들이 더러 있다."
- 회사 반응은?"지금은 제가 산재기간이라 회사에 나가지 않아, 사내 움직임을 알 수 없다. 활동가들을 만나도 조용하다. 부산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을 할 때 회사가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탄원서를 받았을 때는 요란했다. 대법원 판결이 탄원서와 반대로 나오고, 제가 이기니까 침묵하는 것이라 본다."
- 건강은?"지금 산재 요양 중이다. '우울증세'다. 작년 12월 3일 산재 승인이 났고, 내년 1월 3일까지다. 지난 5월 근로복지공단은 우울증세가 현대미포조선 노무관리와 동료들의 미행과 감시 등이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 가족들도 힘들었을텐데."해고 뒤 법정투쟁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가족들과 관계였다. 처음에 해고된 뒤에는 숨겼다가 어머니께 뒤늦게 말씀을 드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께서 뇌사상태에 빠졌고 3년7개월 동안 그렇게 지내시다가 돌아가셨다. 제가 복직되는 순간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그때가 제일 가슴 아팠다. 아이들도 힘들었다. 해고됐을 때 큰애가 유치원, 작은애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데, 학원도 못 보냈다. 집에서는 가능하면 지출을 자제했다. 지금은 큰애가 대학에 다니고 작은애가 고3이다."
- 이전에도 그랬고 이번 대법원 승소 판결에 대해 언론들이 많이 다루지 않고 있는데, 언론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저의 해고 문제는 오마이뉴스가 줄곧 다루어주었고, <참세상>도 다루었다. 다른 언론들은 침묵하다시피 한다. 자본가 입장에서는 제 문제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 우리 사회에 보면 해고 갈등이 많은데, 부당해고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사실 부당해고를 당하면 죽음이나 마찬가지다. 흔히 하는 말로 해고는 살인이다. 부당해고를 당하면 먼저 가족의 삶 자체가 중단된다. 가정 파탄이다. 아이들은 엇나가기도 한다. 말 그대로 해고가 있어서는 안 된다. 해고로 인해 가정이 파탄 나게 되면, 결국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복직투쟁하는 노동자들은 개인 문제가 아니고 가족 문제이면서 나아가 전체 노동자의 문제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복직투쟁 과정에서 생존권이 절박하지만, 적당히 합의하고 그만 두면 안 된다. 그 과정에서 말도 못할 정도로 힘들겠지만, 끝까지 싸워야 한다."
- 지금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철탑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근본적으로 비정규직 제도 자체가 폐지되어야 한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문제도 법적으로 정리가 됐는데, 회사가 지키지 않고 있다. 회사가 지키지 않을 경우, 비정규직 역량이 부족하면 정규직 노동조합이 나서서 단호히 막아내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는 비정규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문제다. 정규직노조가 힘있게 싸워주어야 한다. 철탑 농성장에는 산재 기간이라 자주 가보지 못하고 집사람하고 다녀온 적이 있다."
- 더 하고 싶은 말은?"우선 몸을 추스르고 나면, 제가 받은 부분을 사회에 되돌려 줄 것이다. 정말로 비정규직을 없애고, 민주노조를 복원하고, 저 같이 불행한 해고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는데 힘을 보태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사측과 15년...노조간부와 싸우는 게 더 힘들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