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이정민왼쪽이 박진희 청소년상담사, 오른쪽이 이정민 청소년상담사다. 이들과 함께 센터에서 유쾌한, 그러면서도 진지한 수다를 두 시간 떨었다. 그들은 청소년이 존중 받는 사회가 아쉽다고 말했다.
송상호
기자 : 센터 이름이 바뀐 이유와 경로는?
이 : 청소년복지지원법에 따라 올 8월에 전국적으로 이름이 개정(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되었다. 말하자면 청소년 상담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기자 : 그럼 전에 하던 일에다가 새로 뭔가를 추가한 것인가?
박 : 그건 아니다. 전에부터 센터에서 해오던 일이다. 상담이라고 하는 건 앉아서 상담만하는 걸로 그칠 수 없는 작업이다. 예컨대 위기청소년에게 바우처사업을 통한 경제적 지원, 상담병원 연계, 법률적 지원, 부모교육, 성교육, 청소년쉼터 연결 등을 한다. 청소년에 관한 토털 복지가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단지 외부와의 의사소통 차원에서 상담복지센터로 개정한 거다.
기자 : 그럼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는가?
이 : 있다. 제일 큰 변화는 실무자가 더 배치되었다는 점이다. 기존 상담지원팀(박진희, 이은경)에서 통합지원팀(오해순, 이정민)과 학교폭력원스톱지원팀(곽지숙, 정찬구) 등이 추가 되었다.
기자 : 사무실분위기가 참 친밀도가 있어 보인다. 어떤가? (이 질문에는 실제 사무실분위기가 좋다는 말과 사무실이 비좁아 보인다는 말의 두 가지 뜻이 담겨져 있다. 6명 직원의 공간치고는 아주 비좁아 보였다.)
이 : 그렇다. 여름엔 따뜻하고(?) 겨울엔 시원한(?) 곳이 여기다. 상담실도 아주 비좁다. 교육할 장소도 마땅찮다. 여기는 센터 건물도 아니다. 안성 청소년 문화의집 2층에 세 들어 있다. 한마디로 모든 게 열악하다.
기자 : 그렇다면 여기서 모든 상담이 다 이뤄지나?
박 : 아니다. 간혹 학교로 출장도 간다. 핸드폰 문자로도 상담이 이뤄진다. 때론 커피숍이나 외부 공간에서 청소년과 미팅한다. 열악한 환경을 탓하지만 않고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자 : 제일 불편한 게 있다면?
이 : 청소년들에게 미안하다. 한 번 상담 오는 것은 당사자로선 큰 용기가 필요한 행위다. 아늑한 상담실이 부족해 찾아온 청소년에게 정말 미안하다. (두 상담사의 안타까워하는 심정이 전해온다)
청소년 상담만 하는 곳으로 봐선 곤란해이 : 청소년상담이라고 앉아서 상담만 하는 곳으로 알기 쉽다. 해당 청소년이 상담해오기까지는 그 청소년에게 딸린 무수한 사회적배경이 있다. 이 영역을 터치하지 않은 상담은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청소년상담은 사회전반을 들여다보는 심도 있는 작업이다. 당장의 증상만 보고는 처방이 안 된다. 이것이 청소년 상담과 복지가 병행되어야 하는 지점이다.
박 : 그렇다. 청소년 상담을 물건상담이나 부동산상담 등과 동일한 무게로 보는 건 안 될 말이다. 말만 들어주고, 상담 건수를 올리면 그만이 아니다. 예방교육부터 상담과 사후관리까지 해야 한다.
기자 : 청소년 문제, 어떡하면 예방할 수 있는가?
이 : 청소년문제를 거기에만 국한하면 해답이 없다. 방황하는 아이들만큼이나 그들을 대하는 어른들의 자세도 표류하고 있다. 어른들도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잘 대하는 건지 모르고 있다. 어른 교육이 필요하다. 부모교육, 부부교육은 그런 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