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 경남도의회 교육의원.
윤성효
일부 학교의 화장실 위생 복지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영지역 사립 중·고교 학생용 화장지 구입 예산은 '0원'으로,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생리·위생 복지 기본권 보장을 위해 관련 예산 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조형래 경상남도교육의원은 행정사무감사와 관련한 창원(마산회원·합포구)·밀양·통영교육청 관내 학교의 학생용 화장지 구입 예산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학생용 화장지 구입예산을 보면, 유치원 2곳(창원1·통영1)과 특수학교 2곳(창원1·통영1)은 모두 100% 예산을 편성해놨다. 초등학교의 경우 창원(옛 마산)은 97.6%, 밀양 100%, 통영은 89.5%로 대체로 화장지 구입을 위한 예산 항목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고교는 사정이 달랐다. 중학교의 경우, 창원의 사립 7곳 가운데 1곳(14.3%)만 예산을 편성했고, 통영의 사립 2곳 모두 예산 항목이 없었다. 반면 밀양의 사립 중학교는 100% 예산을 편성해놨다.
공립 중학교의 경우, 밀양·통영은 100%, 창원만 72.2%로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창원의 경우 30% 정도 중학교에서는 예산 편성이 되지 않아 최소한의 생리·위생에 대한 지원이 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고등학교의 경우, 밀양은 100% 모두 예산을 편성해놨지만, 창원은 공립·사립이 각각 50%와 44.4%로 약 절반의 학교만 예산을 편성했다. 통영은 공립의 33%(3곳 중 1곳)만 예산을 편성했고, 사립은 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연간 화장지 구입 예산 편성액 평균을 보면, 창원 1386원, 밀양 2190원, 통영 1584원 정도로 세 지역 평균액은 1720원 꼴이다. 화장지 50m 1롤이 약 1000원이라고 할 때, 하루 평균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양은 약 23cm로 계산되는데, 이는 화장지 두 토막 정도다.
화장지 관련 예산편성 기준 전무한 실정그런데 학교마다 화장지와 관련된 예산 편성 기준이나 지침이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조형래 교육의원은 "창원지역 초등학교를 보면 97.6%의 학교가 구입 예산을 편성했으나 1인당 최저인 학교는 연간 291원인 반면 최고인 학교는 1인당 4만3750원으로 150배 차이가 난다"며 "통영 공립 중학교는 최저 770원, 최고 1만9355원으로 25배의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의원은 "이번 자료 분석을 통해 각급 학교가 학생 복지·위생 기본권에 대해 천차만별의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교육청은 학생들의 최소한의 복지 기준조차 마련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며 "무상급식·학습 준비물 구입예산 등의 교육 복지가 확대돼 공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교육 복지가 날로 향상되고 있는 만큼 학생들에 대한 기본권도 함께 향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화장실은 그곳의 문화 수준과 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며 "이번 조사 결과는 국한된 지역의 상황이긴 하지만 다른 지역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확신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전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기본권 신장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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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사립고교, 화장지 살 돈 없다... "기본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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