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무역업을 하는 정일씨는 "안철수 같은 사람은 순수해서 좋다"며 "정치가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규정
"팔십서(83)이요!"카랑카랑한 목소리부터 범상치 않았다. 대뜸 나이부터 밝힌 정일씨는 <오마이TV>가 대선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말을 시작했다. 정씨는 "우리가 좋은 대통령을 뽑아서 과거 50~60년 전에 한국에 도움줬던 나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호통치듯 주장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정씨에게 "이번 대선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때 동행취재를 위해 현장에 왔다가 스마트폰으로 엄지뉴스를 보내고 있던 기자는 내심 "나이가 많은 분인데 박근혜 후보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는 "안철수 같은 사람은 순수해서 좋다"는 대답이 나왔다. 오 대표도 놀랐는지 "젊은 층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이하다"고 했다.
오 대표는 "다른 후보에 비해 안철수 후보의 정치경험이 미천해서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지지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는 즉각 "쓸데없는 말이다"며 "정치는 어떻게 하느냐, 어떻게 열심히 하느냐에 달린 문제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정치경험 많다는 사람들이 해놓은 걸 봐라. 4대강 파헤쳐놓고 독거노인이 하루에 30~40명씩 자살하는 사회를 만들어놨다"고 일갈했다.
정일씨는 오연호 대표가 "문재인 후보가 올 시간이 됐는데 문 후보보다 이 분이 더 재밌는 것 같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유쾌한 시민이었다. <오마이뉴스>는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 중 인상적인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민대선토론> 등을 기획하고 있다. 오 대표는 즉석에서 정씨에게 <시민대선토론> 섭외 제안을 했고 정씨는 "토론에서는 내가 예리하지"라며 흔쾌히 초청을 수락했다. <오마이뉴스>는 정씨를 또 만나게 될 것 같다.
히말라야에서 문재인에게 온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