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대선관련 보도 주요 내용 분석 (단위 : 건), 기간 및 대상 : 11월 5일∼11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민주언론시민연합
경쟁·게임 프레임 남발 속 의미 축소된 '야권단일화' 6일 문-안 후보가 단독협상을 갖고 본격적으로 야권단일화 협의에 들어섰다. 두 후보는 ▲ 시대상황, 국민의 삶, 정치 혁신에 관한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인식 공유 ▲ 정치혁신의 필요성과 정치권이 먼저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 의견 합치 ▲ 대선승리와 정권교체·가치와 철학 합치·미래를 바꾸는 단일화 원칙 아래 국민 결집 ▲ 단일화 추진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의 공감과 동의를 필수로 함 ▲ 단일 후보는 후보 등록 이전까지 결정 ▲ 국민 연대의 방향을 포함한 '새정치공동선언' 우선 발표 ▲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공동 캠페인 추진 등 7개의 합의사항을 도출했다. 합의내용이 정치쇄신부터 정책합의, 나아가 국민연대까지 아우르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속도와 내용면에서 진전된 합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두 후보는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을 구성했고, 8일 실무팀이 첫 회동을 통해 ▲ 새정치의 필요성과 방향 ▲ 정치개혁과 정당개혁 과제 ▲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연대방향 ▲ 새정치 실천을 위한 약속 등 '공동선언문 4대 의제'를 결정하고 단계적 협의에 착수했다. 이어 11일에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정책발표를 한 후 양 캠프에 경제복지정책팀·통일외교안보정책팀·단일화방식 협의팀 등 3개 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두 후보가 '정책발표 후 단일화 방식과 정책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점, 합의 내용이 가치와 철학에 대한 공유를 전제로 해 과거 단일화 사례와 '차별화'하고 있는 점 등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협의 시한인 후보등록일이 2주도 채 남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지만, 두 후보가 일주일 내에 단일화 협상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세부 협의에 들어서는 등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방송3사는 야권단일화 협의내용은 양 측 실무팀이 발표한 내용 중 일부만 요약해 보도했다. 야권후보 단일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평가하는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방송3사는 야권단일화 협의가 진척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그동안 부정적인 해석을 내놨는데, 막상 '단일화 협의'가 본격화되자 이번에는 '단일화 방식 합의'를 최대 난점으로 꼽고 "치열한 수 싸움" "주도권 싸움", "룰의 전쟁"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단일화는 야합'이라는 새누리당의 선정적 대응공세를 단일화 관련보도 앞뒤로 덧붙이는 등 '단일화 흠집내기'식 보도행태를 보여 야권단일화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단적으로 단일화 회동을 예고한 5일 보도에서 방송3사는 일제히 "치열한 수 싸움(KBS)", "호남 지지율이 출렁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MBC)", "초반부터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SBS)" 등 두 후보의 경쟁구도를 부각한 뒤, 곧이어 "정치적 야합(KBS)", "국민기만적 야합(MBC)", "밀실야합(SBS)"이라는 새누리당의 비난공세를 덧붙였다. 이같은 보도행태는 야권단일화와 관련 보도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3사는 문-안 진영의 '신경전', 새누리당의 '비난공세'를 제목으로 뽑아 부각했는데, MBC가 8건, SBS가 5건으로 전체 야권단일화 보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