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배경보다도 더 멋진 순천만

갈대가 너울너울 춤추고 S자로 드러난 갯골은 노을에 반사되고

등록 2012.11.17 17:32수정 2012.11.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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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울너울 춤을 추는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여행객들이 데크를 따라 걷고 있다.
너울너울 춤을 추는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여행객들이 데크를 따라 걷고 있다.이돈삼

단풍과 함께 늦가을의 정취를 선사하고 있는 게 갈대다. 이 갈대가 지금 누렇게 물들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서로 몸을 부대끼며 들려주는 화음도 감미롭다. 이맘때 제 철 여행지로 갈대밭만한 곳도 없다.

드넓은 갈대밭으로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는 순천만으로 간다. 순천만은 갯벌 21.6㎢(653만평)와 갈대밭 5.4㎢(163만평)로 이뤄져 있다. 국제적으로 보존하고 현명하게 이용하기로 협약이 맺어진 람사르 습지다.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순천시 도사동과 해룡면, 별량면에 걸쳐 있다.


순천만은 사철 아무 때라도 좋다. 그 중에서도 갈대가 일렁이는 이맘때가 더욱 매혹적이다. 요즘 흔히 쓰는 말로 치명적인 매력이다. 순천만은 뉘엿뉘엿 걷는 게 제일 좋다. 비 내리는 날엔 우산 쓰고 걸으면 더 낭만적이다.

 순천만 갈대밭에서 만난 갯벌생물. 갈대밭 사이로 드러난 갯벌에서 여행객들과 숨바꼭질을 한다.
순천만 갈대밭에서 만난 갯벌생물. 갈대밭 사이로 드러난 갯벌에서 여행객들과 숨바꼭질을 한다.이돈삼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드러난 갯골을 따라 보트가 달려오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드러난 갯골을 따라 보트가 달려오고 있다.이돈삼

순천만 걷기는 자연생태관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흑두루미가 반겨주는 생태관에선 갯벌의 갯벌의 생성과 진화과정, 그리고 순천만 갯벌의 특징을 알 수 있다. 농게와 짱뚱어, 철새 등 순천만에 서식하는 생물도 실물 모양으로 보여준다.

천문대도 있다. 생태관에서 연결되는 이곳에서 쌍안경으로 순천만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갈대밭 사이에서 노닐며 깃털을 어루만지고 있는 새의 모습까지도 가깝게 보인다.

갈대밭 여행은 열차와 배를 타고 할 수도 있다. 자연생태관에서 대대포구로 가는 길목에서 갈대열차를 타면 둑길을 따라 갈대밭을 돈다. 순천문학관도 만날 수 있다. 배는 대대포구에서 탄다. 잔잔한 물길을 가르며 바다로 나가 갯벌과 갈대 군락, 철새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색다른 묘미가 있다.

 순천만 갈대밭을 따라 한 연인이 손을 잡고 걷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을 따라 한 연인이 손을 잡고 걷고 있다.이돈삼

 순천만에는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여행객들이 걷고 있다.
순천만에는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여행객들이 걷고 있다.이돈삼

하지만 순천만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발품을 팔아 갈대숲을 걷는 것이다. 대대포구에서 용산전망대까지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 데크를 따라 걷는 것만큼 오진 일도 없다. 순천만을 찾는 여행객 대부분은 이 갈대밭을 걷는다.


대대포구에서 갈대밭으로 연결되는 무진교를 건너면 누렇게 채색된 갈대밭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시선을 어디에 두든지 멋진 사진작품이 찍힌다. 풍경도 영화 속의 한 장면이다. 나무 데크에서 갯벌과 갯벌생물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농게와 칠게, 방게가 모습을 드러내고 짱뚱어가 노닌다.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 풍경. S자로 드러난 갯골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다니고 있다.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 풍경. S자로 드러난 갯골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다니고 있다.이돈삼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 풍경. 갈대밭 사이로 드러난 갯골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운항한다.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 풍경. 갈대밭 사이로 드러난 갯골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운항한다.이돈삼

나무 데크를 따라 뉘엿뉘엿 걷다보면 어느새 용산전망대에 이른다. 순천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망지점이다. 순천만의 대표적인 사진촬영 명소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S자 모양의 매혹적인 물길과 함께 갯벌의 속살까지 환히 보인다. 1년에 일곱 번 색깔을 바꾼다는 칠면초도 붉은색으로 변해 갯벌과 어우러진다.


물이 빠져나가고 S자로 드러난 갯골을 따라 생태체험선이 금빛 꼬리를 기다랗게 드리우며 달린다. 황홀경이다. 시(詩)보다도 더 시 같은 풍경이다. 여기서 보는 해질 무렵 풍광도 장관이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가면서 순천만을 온통 붉은 빛깔로 물들인다. 갈대밭을 금방이라도 태워버릴 기세다. 갯벌의 색감도 시시각각 변한다. S자 갯골도 노을에 반사된다. 영화 속 배경보다도 더 멋진, 현실 속의 순천만 풍경이다.

 갈대와 칠면초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린 순천만 풍경이다.
갈대와 칠면초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그린 순천만 풍경이다.이돈삼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여행객들이 걷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은 이맘때 가장 어울리는 제 철 여행이다.
순천만 갈대밭 사이로 놓인 나무데크를 따라 여행객들이 걷고 있다. 순천만 갈대밭은 이맘때 가장 어울리는 제 철 여행이다.이돈삼

 순천만의 노을. 사방을 온통 빨갛게 물들인다.
순천만의 노을. 사방을 온통 빨갛게 물들인다.순천시

덧붙이는 글 ☞ 순천만 찾아가는 길
○남해고속국도 서순천나들목-선평삼거리-가곡사거리-강변로-호현삼거리-(벌교방면)청암대사거리-도사초등학교-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서해안고속국도 죽림나들목-(남해고속국도 서영암나들목)영암-장흥-벌교-순천만나들목-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순천만 #갈대밭 #칠면초 #갈대 #갯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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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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