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5일장, 다양하고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원산지 표시가 없는 물건은 중국산인지 베트남산인지 출처가 불분명하다.
신광태
정선5일장은 2일과 7일장이다. 다시 말해서 매월 2일과 7일, 12일, 17일... 5일 간격으로 장이 선다. 산나물로 유명한 정선, 이른 봄에 뜯어 말린 다래나무순을 비롯해 취나물 등 묵은나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산나물을 파는 곳에 빼놓지 않고 진열해 놓은 것 중 하나는 곤드레나물이다. 왜 곤드레가 정선에서 유명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자연산 곤드레가 많이 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다 보니 시장인근 식당은 온통 곤드레 비빔밥을 파는 식당뿐이다.
가을철 시골장터. 계절에 어울리게 무, 배추, 대추, 과일, 무말랭이, 산마, 늙은 호박, 서리태 등 다양한 농산물이 눈에 띈다. 그중에는 가까운 강릉 등지의 바닷가에서 가져온 해산물도 보인다. 또 호떡, 핫도그, 튀김, 올챙이국수 등 토속 즉석 음식 코너에는 늘어선 사람들로 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 찍지 마세요.""왜요?""찍지 말라면 찍지 말지 웬 말이 많아!"산마와 생강 등을 늘어놓고 판매하는 한 상인이 신경질적으로 반말하며 촬영을 막는다. 이유가 궁금했다. 다른 몇몇 상인들은 일부러 포즈까지 취해 주던데, 왜 이 분은 사진에 과잉반응을 보일까! 답은 어렵지 않게 나왔다. 명찰을 달고 있는 상인과 그렇지 않은 상인.
"할머니처럼 명찰을 달고 있는 사람과 명찰을 달지 않은 상인의 차이는 뭐예요?""그건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알면 돼"할머니 말씀은 명찰을 달고 있는 상인들은 정선군이나 시장조합에서 인증받은 지역 주민으로 순수한 국산이나 토산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고, 명찰을 달지 않은 사람들은 외지에서 온 상인들이란다. 때문에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물건은 중국산인지 베트남산인지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거다.
손님을 끌기 위한 호객행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