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수가 줄고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오는 치유와 명상의 삼나무숲길.
김종성
제주 올레길 코스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21곳의 올레길들 못지 않은 인기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숲이 제주도에 있다. 몇 해 전 개방된 이래 매년 방문자 수가 배로 늘고 있는 '사려니 숲길'이 그곳.
이름부터 무척 호기심이 들게 하는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을 말한다. 숲길의 중간 지점부터 사려니오름까지는 사전에 신청해야 가볼 수 있다. 연중 개방하는 구간은 교래리~붉은오름 간 약 10km다.
완만하고 평탄한 지형의 숲길에서는 물찾오름, 붉은오름, 사려니오름 외에도 자갈 대신 화산석 가득한 천미천 계곡, 서중천 계곡들도 만날 수 있다. 전형적인 온대산지인 사려니 숲길에는 자연림인 졸참나무, 서어나무가 우점하고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삼나무, 편백나무 등도 식재돼 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비자림로 사려니 숲길 입구 정거장에 내리니 길가에 자가용, 전세버스가 즐비하게 서 있다. 숲의 인기를 실감할 만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은, 숲길을 걷다가 주차해 놓은 차를 가지러 가려면 중간에 다시 걸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숲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