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김지하 선생 초청 시국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권우성
'저항시인' 김지하씨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풍수지리와 천문학 이론에 따른 것이었다?
김씨는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주최한 시국강연회에 연사로 나서 '여성 통치자론'을 내세우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11월 초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씨는 강연 중 "박근혜 후보가 이 민주 사회에서 대통령 되는 게 이상하냐"면서 "여성이 (지도자를) 해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여자가 세상 일 하는 시대가 왔다"면서 "나는 여성들의 현실통어 능력을 인정한다"고 고백했다. 여자에게 일을 맡기고 남자는 여자를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자신의 '여성 통치자론'의 근거로 풍수지리나 천문학적 자연질서 등을 거론했다. 여성대통령을 주장하기엔 다소 이색적인 근거다. 김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원주 부근의 월봉을 언급하면서 "산봉우리 위의 참으로 기이한 물흐름의 비밀을 공부한 끝에 1만 4천년 전 파미르고원 마고성의 신시의 수수께끼인 획기적 재분배의 무서운 비결인 '팔려사율'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팔려사율이란 여성성과 남성성이 8:4로 섞이는 구조로, 김씨는 "전 아시아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경제와 시장원리인 호혜, 교환, 획기적 재분배의 법칙"이라고 단언하면서 여성 주도 세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온 세상이 달 세상이고 물 세상이고 그늘 세상"이라는 말도 했다. 달과 물, 그늘이 여성을 상징한다는 분위기였다. 김씨는 "천문학이나 우주과학을 조금만 접근하면 그 증거가 사방에서 튀어나온다"면서 어리둥절해하는 청중에게 "여러분이 공부 안 한다는 얘기가 그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12월 25일에 있을 '개벽'을 예언하기도 했다. 그는 "우주 행성 몇 개가 일렬로 줄을 지으면서 지구에 어마어마한 지진이 터지고 사람들이 죽어나갈 것"이라면서 "(난리가) 내년 초여름, 가을까지 이어지고 그 다음에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김씨는 "박정희 정치에 대해 다 넘어갔다"면서 "그가 잘했다고도 생각한 적 없고, 못했다고도 생각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강연 마무리 부분에서 "김지하가 오늘 '어떤 여자'를 지지하자는 식으로 말했다, 누구라고 말했는지는 얘기 안했다"며 "누구라고 얘기하면 잡혀 간단다"고 했다. 자신의 강연 내용이 '박근혜 후보에 대한 투표 독려'로 받아들여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시비가 있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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