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최재경 중수부장이 지난 10월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대 검찰총장이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인 29일 오후 3시경,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과 김광준 부장검사 사이에 오간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부장검사는 유진그룹과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등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현재 구속 중이다.
대검 감찰본부가 감찰 대상자(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의 혐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검찰 집단 항명 사태'를 촉발시킨 최 중수부장에 대한 반격의 성격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외부 압박에 밀려 한 총장이 사표 제출 의사까지 밝혔지만, 그냥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감찰본부에 따르면, 최 중수부장과 김 부장검사는 지난 11월 8일부터 9일 사이에 10여회에 걸쳐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주로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 내용이었다. 이 기간은 김 부장검사의 비리 첩보가 입수되어 감찰이 진행되는 시기였다.
11월 8일 오후 9시 6분 김 부장검사가 "유진에서 돈 빌려준거 확인해줬는데, 계속 부인만 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라고 묻자, 9시 11분 최 중수부장은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다, 이렇게 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두 사람의 문자 대화는 오후 10시 53분까지 이어진다. 9시 56분 김 부장검사는 "계속 부인할 수도 없고, 어떻게 기자들을 대해야 할지"라고 물었고, 10시 2분 최 중수부장은 "강하게 대처, 위축되지 말고, 욱하는 심정은 표현하세요"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최 중수부장은 "실명보도를 하면 끝까지 책임"(21:14), "세게 나가야 활로 생긴다"(21:55), "실명 보도하면 좌시하지 않겠다, 강하고 단호하게"(22:06)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