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왜 이렇게 못해? 우리야 고맙지만"

[현장분석] 새누리당 의원들 "안철수가 변수...지지율에서 7~8%는 거품"

등록 2012.12.01 21:10수정 2012.12.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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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왜 이렇게 못하지? 우리야 고맙지만…."

새누리당의 중앙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5일만인 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상대방인 문재인 후보측 민주통합당의 선거운동이 너무 지지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주로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을 조직하고 있는 이 관계자는 "서울·경기지역 현장을 다니면서 아직 민주당 유세현장이나 운동원을 보지 못했다"며 "사거리 같은 데엔 (후보) 현수막이 으레 걸려 있겠거니 하는데, 새누리당 플래카드는 빠짐없이 걸려 있는데 민주당 것은 없는 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일이 20일도 안남은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다녀야 표가 나온다는 생각으로 달라붙고 있는데 민주당의 태도가 그렇다면 우리 입장에선 고마운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선거운동을 2~3일 해보니, 우리 쪽은 신나고 힘이 난다는 분위기"라며 "선거운동원들도 그렇고 지지자들도 그렇고 에너지가 올라가고 있다. 거기다가 여론조사 수치도 받쳐주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수도권에서도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 우리 내부 동력도 올라가고 있다"며 "지금은 지지자들 얼굴도 펴졌다. 지지자들도 박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1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유세단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 유세를 펼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유세단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 유세를 펼치고 있다. 안홍기

강남역 유세현장 썰렁했지만 "수도권에서도 따라 잡았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여론조사 수치상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접전이거나 박 후보가 약간 열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대로 옛 시티극장 앞에서 벌어진 서울시당 주최의 행복드림유세단의 선거운동 현장은 박 후보가 지금껏 다닌 충남·부산·경북 등 현장에 비해 규모면에서도 지지자들의 열기면에서도 한참 쳐졌다. 

이날 현장에는 이혜훈 최고위원, 박진 전 의원, 심윤조·김회선·조명철·김상민·류지영·이재영 국회의원, 이준석 전 비대위원, 탤런트 이동준, 개그맨 최형만·김정렬·황기순 등이 연단에 올라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 본인이 오지 않은 탓인지 현장에 모인 인파는 300명 정도에 그쳤고 "박근혜!" 구호 소리도 지방 유세 현장에 비하면 턱없이 작았다.


박근혜 후보 본인이 오지 않은 유세인 탓도 있고,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강남 유흥가라서 20~40대의 지지율이 낮은 박 후보에 우호적이지 않은 탓도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오늘은 현장 열기가 낮은 편"이라면서도 "유세 출연 인사들의 진용이 잘 짜여지면 이보다 훨씬 열기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 선거운동 개시와 함께 유세에 합류한 이 전 비대위원은 "수도권에서도 많이 따라잡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서울 강서구가 지역구인 김성태 의원은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렸다. 김 의원은 "지금 (전국) 지지율 3~4%p 앞서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투표일까지 18일이면 (판세가) 요동을 쳐도 한참을 칠 수 있는 시간 아니냐"고 했다. 안철수 전 후보의 앞으로의 행보가 여전히 큰 변수라는 게 김 의원의 진단이다. 김 의원은 "매일 아침 새벽부터 출근 인사도 하고 저녁에도 인사 나가고 하는데, 흔히 말하는 중도층이 의외로 많다"며 "안철수 지지의사를 갖고 단일화를 바랐던 사람들은 쉽게 새누리당 박근혜 쪽으로 오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안철수 후보 사퇴 이후엔 (박근혜 후보 쪽으로 기우는) 그런 분위기가 상당히 있었지만, 이 사람들이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 지지 쪽으로 돌아섰다고는 할 수 없다"며 "안철수 전 후보가 또 뭔가 메시지를 던지면 저 쪽(문재인 후보측)은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

김 의원은 "수도권은 분명히 (박근혜 후보에게) 어렵다. 영남권과 충청권의 표심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선을 실질적으로 가를 잣대는 냉철한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도권 표심을 잡을 대책에 대해 김 의원은 "(박근혜 후보가) 좀 더 처절한 진정성으로 과거가 아닌 미래에 대한 비전을 확고하게 보여줘야 한다. 시민사회와 노동자,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야 이쪽으로 표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철수가 변수"..."박근혜 지지율 7~8%p는 거품"

수도권이 지역구인 한 새누리당 의원도 '안철수가 변수'라고 짚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전 후보의 등장과 TV토론, 또 예상치 못한 네거티브가 (변수로) 남아 있다"고 꼽았다. 이 의원은 "박근혜 후보 지지율의 7~8%는 거품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전화 여론조사에서 60~70대의 여론이 과잉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여론조사 때 60·70대들 조사결과는 빨리 채워지니까, 전화를 받아서 60대, 70대라고 답하면 조사하는 쪽에서 전화를 끊는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30·40·50대로 응답하는 경우도 꽤 있더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그 기준으로 보자면 지금은 초접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후보를 앞섰다고 장담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 선대위측에서 실현가능한 목표로 보고 있는 '호남 20% 득표'에 대해서도 "10%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봤다. 지난 대선 때에도 호남의 이명박 후보 유세현장은 지금보다 더 열기가 높았고 여론조사에서도 호남표 30%가 가능한 걸로 나왔지만 실제 득표율은 8.9%에 그쳤다는 게 근거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 선대위 고위관계자는 "투표일이 보름 이상 남았으니 안심할 수 없다"며 "(4·11 총선 때) '김용민 막말' 건도 투표일 3~4일 남겨두고 터지지 않았느냐. 투표함 뚜껑 닫힐 때까지는 늘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승리 전략은 '집토끼, 투표소에 더 보내기'인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을 적극 공략해 표를 빼앗아오는 게 아니라, 현재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층의 투표율을 높인다는 것. 박근혜 후보가 지난 8일 경제5단체장과 만나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에서 재벌개혁 부분을 빼버렸고, 이후 경제민주화 원조인 김종인 국민행복특별위원장의 이의제기도 묵살한 데에서 이런 기조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우리 전략은 투표 독려다. 우리 지지자인데 투표장 안 가는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가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근혜 #수도권 #변수 #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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