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 중류에 건설되고 있는 영주댐 공사 현장. 이 일대는 강의 모습은 없고, 완전히 공사판이다. 영주댐은 본 공사비 8300억에 철도이설 비용으로 추가된 비용이 2100억이 드는 혈세탕진 공사의 전형이다. 그리고 이 댐으로 인해 511세대가 수몰되고, 400년 전통마을 금강마을과 국가지정 문화재 괴헌고택이 수몰된다.
정수근
낙동강에서 워낙 이런 모습을 많이 봐 왔던 터라, 내성천에서마저 이런 모습을 본다는 게 괴롭다. 낙동강에서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 내성천을 찾곤 했는데 요즘은 낙동강에서보다 더한 아픔을 느낀다.
공사장이 된 중류를 좀 지나니 아름다운 내성천 상류가 나온다. 하류는 비록 모래가 많이 줄어 육화현상(모래 위에 다시 모래가 덮이지 않아, 풀마저 자라나 습지화가 진행되는 것)이 더러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내성천을 처음으로 느꼈던 그날지난 10월 7일은 모래의 강 내성천을 처음으로 온전히 느껴본 날이었다. 그동안 구간 구간을 차로만 몇 차례 다녔지 내 두 발로 걸으며 체험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야말로 온몸으로 내성천을 체득한 것이다. 그렇게 내성천 모래강걷기 기행팀과 함께 두어 시간 걸었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인 그날, 하늘은 높고 푸르고, 바람은 선선했으며 공기는 맑았다. 신발을 벗자 발 아래로부터 모래의 감촉이 온 몸을타고 전해졌다. 협곡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아이들은 모래강 위에 삼삼오오 모여 고기를 잡네, 다슬기를 잡네 하며 뛰어다닌다. 한 폭의 그림이며 평화 그 자체였다.